겨울 그리고 ..

컴퓨터앞에 앉아 멍하니 모니터만 바라봅니다.

리뉴얼한 홈페이지만 뿌듯이 바라봅니다.

‘은숙생각’에 무언가를 써보려하지만, 아무 생각 없습니다.

책도 읽지 않습니다.

신문도 보지 않습니다.

외출을 안합니다(아니 못합니다)

간간이 TV만 봅니다.

때때로 인터넷을 뒤집니다.

동호회에 들어가 눈팅만 합니다.

머리속엔 해야 할 것들이 빼곡이 차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고 미소 짓습니다.

잠시 시간이 멈춘 듯 합니다.

의자위에 옷이 걸쳐져있고, 스케치북위에 연필이 나뒹굽니다.

책장에는 이것 저것 폐품들이 내 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참으로 오랫동안 정적이 흐릅니다.

정말 심심합니다.

전화기도 위로가 되지 못합니다.

But 그러나……………………………………………………

좀 있음 정적을 깨는 소리가 들릴겁니다.

꽁알 꽁알..

잠에서 깨어버린 웅휘의 옹알이가 이 정적을 깨울겁니다.

나의 심심함을 몰아낼겁니다.

내 얼굴을 보고 ‘씨~익’ 웃어줄겁니다.

그때부터 나의 수다는 시작됩니다.

가끔은 아기로 인해 심심하고 답답하고 때론 우울하지만,

아기로 인해 즐겁고, 행복하고, 신기합니다.

나를 웃을 수 있게 해주는 웅휘에게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초보엄마의 비애~

에구 힘들어라~
지금은 커피한잔으로 여유를 부리며 키보드를 따악~딱 두둘기고 있지만,
단 몇분전만해도 이 추운 초겨울에 땀 삐질삐질..
우째,
애업고 바깥바람을 쐬려는 것이 등에 단짝 엎어뜨려 포대기하나 씌우는데
30분이나 걸리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저도 나도 편하게 꽁꽁 싸맨다는 것이 무려 5번만에 성공을 했건만,
그사이 웅휘는 넘 힘들어서인지 낑낑대다가 2번이나 저옷과 내옷에 윽.. 토를 하고..
다시 둘 다 옷을 갈아입고, 심기일전해서 또 시도를 했건만
역시나 낑낑대다 또.. 다행히 이번에 턱받이에만 살짝..
결국 우리 웅휘 얼굴 시뻘개져서 으앙~ 울어대고.. 머리와 목에 땀이 촉촉이 베어나건만,
난 꼭 업고야말리라 다짐하며 우는 애 다시 달래어 등짝에 퍽..
제대로 업었는가 싶으면 씌워준 모자 웅휘 눈 가려 또 낑낑.. 팔이 안닿아 벗기지도 못하고
쩔쩔매는 웅휘엄마!
드뎌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업었건만 바깥구경시켜준다는 말 무색하게 저도 지쳐서
그만 고개 땅으로 꺼지며 잠들어버리고,
그래도 나가야하니라 우기며 나갔더니 햇살이 나를 속였구나
바람이 우찌 이리 부는지.
감기들세라 동네 한바퀴 돌아보지도 못하고, 30분의 노력이 허망하게 그 길로 다시
들어왔으니..
뭐 웅휘는 그 덕분에 너무 힘들어서인지 내려놓자마자 꿈나라로 훨훨~
에구 이젠 나 혼자 있을땐 포대기로 애도 못업겠구만..
어머니는 단번에 잘 업으시더만..
서방있을때 애업는 연습이나 해둬야지..ㅋㅋ

????~

웅휘가 간만에 노리개 젖꼭지 없이도, 엄마의 얼름이 없이도 음악을 듣다가 조용히 잠을 청하다…….
요즘의 나의 일과는 항상 같다고 해야하는지.

출산을 하고나면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 난 아직 우울증으로 시달려본적은 없지만, 가끔 넋을 놓고 있을 때가 있다.
바쁘게 움직이다가 어느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면 아이러니하게 맥이 풀려버릴 때가 있기 때문이다. 어제는 서방에게 이런 얘기를 했었다
난 하루가 너무 짧은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하루가 짧은 것이 아니고 내 시간이 없는 거라고.. 만일 하루가 25시간이나 26시간으로 길어진다면 그만큼 더 바쁘게 움직여야한다고 생각하니 안될 말이다.
지금으로도 충분히 나는 헤메고 있음이다.

웅휘를 낳고 난 후 나의 하루는?
웅휘 맘마 주고, 젖병 삶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간간이 밥도 먹고, 웅휘 잘 때 찔끔찔끔 따라 자고, 이렇게 컴터앞에 앉아 가끔 글 남기고..
뭐 이러다보면 저녁 6시가 후딱 오고, 다시 저녁준비..
저녁엔 이틀에 한번 웅휘 목욕시키고(참고로 목욕시키는 날은 더 정신없음)
앗! 중요한 것 하나.. 우는 웅휘 달래고, 웅휘앞에서 재롱피우고 얼르고..
어라? 새벽에는 졸린 눈 비비며 맘마 타주고..
전과는 180도 다른 나의 하루이다.
특히 빨래.. 웅휘 빨래랑 우리 빨래는 따로 하는데.. 우리집 구조상 마당에 있는 빨래줄과
모자를때는 빨래대에 널어야하는데, 그것이 마당으로 가려면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그 계단 오르내리며 빨래 널고 걷고 하는것 장난아니다.
게다가 비라도 올 것처럼 날이 꾸물거린다면 몇번이고 걷어야하나 말아야하나 갈등 일으키며
오르락 내리락..
ㅋㅋ.. 다리는 단련이 되겠지..
어쨌든 이런 것이 내 일상이 되버렸다. 그런데 이리 짬이 모자랄수록 난 하고 싶은것이
더 많아진 것 같다. 그러면서 내 맘속에서 바라던 걸 못하고 하루가 지나가면 안타까움이
마구 밀려온다. 그리곤 다시 내일부터 해야지..
이러다 보면 지금 난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런 나의 우울한 생각들을 한번에 씻어내주는 것이 있으니, 바로 웅휘의 미소이다.
누워있는 웅휘에게 다가가서 웅휘야~ 한번 부르면 나를 보고 입이 함박되어 웃는다.
때로는 소리내서 웃기도 한다.
이래서 모든 엄마들이 그 지리한 시간들을 지나며 아기를 키우는 것 같다

난 지금도 자다깨다 하는 웅휘를 바삐 돌보며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겨우 짬내다

이제사 겨우 웅휘가 잠이 들었다.
잠 한번 들기가 그리 힘든지… 쯧쯧..
드뎌 본격적으로 애기엄마노릇을 하게됐다.
젖병도 열심히 삶고, 옷가지도 열심히 삶고..
우는웅휘 달래고, 가끔 짜증도 내고.. ㅋㅋ
그래도 이쁘네.. ^^

심심…….. Zzzzzzzzz

요즘은 100미터 달리기에 앞서 출발신호를 맘졸이며 기다리는 학생같은 심정이다.

난 달리기를 꽤 두려워(?)한다. 초등학교때부터 달리기는 영 ~~ 아니올시다 였으며,
특히 그 뭐더라.. 딱총이라해야하나..
그 총소리가 들릴때의 경끼? 움찔 놀라 이미 다른 아이들보다 한템포 느리게 발을 내딛다보면
내 발은 항상 제자리걸음인 듯 했다.
오죽했으면 운동회 전날 개에 매달려 트랙을 뛰는 개~꿈까지 꿨을까.. 그래도 그 꿈에서는
일등을 햇으니 현실보다는 나은셈이다.
어쨌든 달리기는 중고등부의 학창시절까지 나를 괴롭혀왓던것같다. 체력장으로..

그런데, 바로 지금이 달리기출발라인에서 숨죽이며 딱총소리가 언제 울릴까 .. 기다리는 조마조마한 그 상태이다. 이제 예정일은 열흘도 안남았으며, 하루하루 언제 진통이 올까를
두렵고도 설레는 맘으로 기다리고 있다.
위급상황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므로 병원 갈 가방을 꼼꼼히 챙겨놓는가하면, 연락처가 든
수첩은 항상 내 사정거리에 두고 있고, 반나절을 묵혀두던 설겆이도 먹은 후 그때그때 후딱 헤치워버린다. 음.. 또 한가지 휴대폰 베터리도 항시 충전 대기상태이다.
이젠 진통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뱃속의 아기가 넘 자라서 나오면 자연분만을 할 때 무지 고생한다고 다들 말한다.
지금이 그래도 적당한 시기인것 같은데..

100미터 달리기든, 출산이든 끝이 보이는것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내가 100미를 하면서 느끼는건 스스로 아무리 열심히 발을 구르는것 같아도 제자리인 것 같아 창피하고 고통스럽기까지 하지만 어느순간 보면 나는 열심히 달리기위해 무진장 애를 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내 발 한쪽은 그리 멀게만 느껴지던 마지막라인을 밟고 숨을 켁켁대며 몹시 가뿐
숨을 내쉬고 있다. 그리고 아~ 이제 끝났다하는 안도감..
그러면서 몇초안에 들어왔나하는 궁금증에 확인해보면 나쁜 점수는 아니구나
이정도면 충분하다. 만족하다.. 그리고 또 달려오는 다른 친구들의 일그러진 얼굴들을 보면서
내가 달릴 때의 그 고통스러움은 파도에 씻겨나간 듯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는것이다.
출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딱총소리와도 같은 진통이 시작되면 나는 달리기를 해야한다. 고통스런 달리기..
하지만 어느순간 내 앞에 짠~ 하고 나타난 아가를 보고 있노라면 고통은 이미 지나는 바람에 날려버리고, 환희와 만족감에 휩싸이지 않을까..
그리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 다른 임산부들에게 나의 무용담을 쉴새없이 늘어놓고 있겟지.
그때는 까맣게 잊어버린 채..

난 아직 산고를 느껴보기전이지만, 이세상의 엄마들은 모두 대단한 여걸들이라 생각된다.
그들의 어린생명을 꿋꿋하게 지키려는 여전사들..
나도 이제 그 전사들틈에 끼게 될 것이다.
아직도 두려운 맘이 더 크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