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s 친구들 중에 IMF 구제금융 시기를 겪은 친구들도 있을 것이고 전혀 기억을 못하는 친구들도 있을 거예요. 이때 우리나라 전 국민들은 아주 어려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특히 경기, 동화, 동남, 충청, 대동은행 등이 퇴출당했을 때 사람들은 경제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많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시기에는 개인이나 기업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 돈을 받지 못한 은행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은행 중에서 부실 정도가 심하다고 여겨진 5개 은행이 더 이상 업무를 하지 않게 된 것이지요. 이 때 부실의 기준으로 삼은 것은 BIS 자기자본비율입니다. BIS 자기자본비율이란 국제결제은행(BIS)가 정한 은행의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입니다. 은행에서 투자한 돈, 빌려준 돈 이런 것들은 위험 자산에 속하고, 자기자본은 은행이 만들어질 때 갖추어 놓은 자본과 은행이 이익을 내서 쌓아 놓은 자본을 말합니다. 이 비율을 적어도 8%로 유지해야 은행이 부실하지 않게 잘 운영된다는 기준입니다. |
최근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은행들이 분주합니다. 신바젤협약(바젤Ⅱ)가 발효되면서 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입니다. 국제결제은행은 전 세계의 중앙은행들을 조정하는 국제협력기관인데 이 국제결제은행에는 국제금융시장을 안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은행을 감독하는 국제적인 기준을 만드는 바젤위원회가 있습니다. 이 바젤위원회에서 새로운 협약을 만들어 이것을 지키도록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바젤Ⅱ는 은행이 투자를 하면서 생길 수 있는 위험을 잘 관리해서 금융 시스템이 잘 돌아가게 하기 제안된 것입니다. 바젤Ⅱ의 주요 내용은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첫째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계산할 때 운영위험을 추가한 점입니다. 과거에 자기자본비율을 계산할 때는 돈을 빌려간 사람이나 기업이 돈을 갚지 못할 때 생기는 신용위험과 투자를 할 때 채권, 외환 등이 가격이 변동되면서 생기는 시장위험만을 고려했습니다. 바젤Ⅱ에서는 은행 내부에서 업무 처리를 하면서 생길 수 있는 위험인 운영위험까지 포함하도록 했습니다. 가끔 뉴스에 나오는 은행 내부 직원의 횡령사건이나 전산 오류, 직원의 실수 같은 것들이 바로 운영위험입니다. 둘째로는 감독기능을 더 강화한 점입니다. 과거에는 각국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같은 감독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바젤Ⅱ에서는 감독기관은 전체적인 원칙만을 제시하고 은행이 자율적으로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바꿨습니다. 특히 은행이 스스로 위험을 잘 관리할 수 있는지 파악해서 차별적으로 감독기관이 감독을 하는 형태로 바꿨습니다. 셋째는 은행이 정보를 공개하도록 한 점입니다. 은행은 어떻게 위험을 관리하고 있는지를 보고서로 내놓아 시장에 공개해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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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은행이 망하면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갑니다. 은행이 제 역할을 다하면서 잘 운영되게 하기 위해서는 시대에 맞는 규제가 필요하고 그래서 바젤Ⅱ를 도입하게 된 것입니다. 바젤Ⅱ가 은행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보다 고려해야 할 위험 요소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 특히 신용이 낮은 중소기업의 대출을 줄이게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중소기업은 나라 경제에 기여하는 정도가 매우 큰데 중소기업에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기업이 성장하기가 어렵고 따라서 나라의 경제도 성장하기 어렵게 됩니다. |
또한 바젤Ⅱ 자체가 자본이 잘 축적되고 금융시스템이 잘 구성된 선진국의 은행에게만 유리하다는 점입니다. 선진국 수준에 맞춰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비용이 많이 늘어나 우리나라 은행은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은행들이 바젤Ⅱ에 잘 적응해 나간다면 더 큰 성장을 위한 밑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선진적인 금융시스템을 갖추면 그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도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이 투명해지면 개인이나 기업 모두 신용도를 높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게 될 것이고 우리나라 경제 체질도 더 튼튼하게 될 수 있습니다. Tops 친구들도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경제에 대한 눈을 키우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