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두배나 비싼 콜라






























기영이는 주말 오후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영화를 볼 때는 팝콘과 콜라가 제격이지요. 콜라 값이 2,000원으로 좀 비싸다 싶었지만 그냥 기분 좋게 한 잔 사서 콜라를 마시며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들른 편의점에서는 똑같은 콜라인데도 1,000원 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영화관에서 파는 것과 똑같은 콜라인데 가격은 배로 차이가 났습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한 회사에서 나온 똑같은 콜라인데 파는 곳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네요.
같은 제품이지만 다른 값으로 판매하는 것. 즉 같은 콜라이지만 영화관에서 팔 때와 편의점에서 팔 때 가격이 달라지는 것을 가격 차별화 정책이라고 합니다. 이런 가격 차별화 정책이 가능한 이유는 각각의 시장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영화관에서 파는 콜라가 비싸지만 그것을 사먹는 사람은 그 콜라가 2,000원의 가치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꺼이 그 돈을 주고 콜라를 사먹습니다. 콜라를 사먹지 않는 사람은 콜라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고,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서 사먹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콜라를 파는 기업은 극장에서 콜라를 사먹는 사람에게 집중해 가격을 높게 책정해서 더 많은 이윤을 남기려고 합니다.
콜라는 서로 다른 장소에서 살 때 가격이 달라지는 경우지만 서로 같은 장소에서도 가격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행기는 일등석과 일반석 모두 출발지에서 도착지로 데려다 줍니다. 그런데 일등석과 일반석의 서비스의 차이, 편안함의 차이는 매우 큽니다. 일등석의 의자는 넓은 공간에 더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등받이도 뒤로 더 많이 젖혀집니다. 기내식도 다양한 종류의 코스 요리로 준비되고, 품질이 좋은 음료와 와인을 줍니다. 반면에 일반석의 의자는 좁은 자리에서 오래 앉아 여행을 할 경우 피가 잘 통하지 않아 사망을 하는 경우를 일컫는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불편합니다. 제공되는 기내식도 그 종류가 많지 않습니다. 이렇게 서비스를 다르게 해서 비행기표 가격을 차별화하는 것은 일반석을 이용하는 사람을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일등석을 살 능력이 되는 사람들이 더 비싼 가격의 비행기표를 사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일반석이 충분히 편리하다면 일등석을 살 능력이 있는 사람들도 일반석을 살 테니까요.
어떤 사람이 사느냐에 따라, 어떤 시간대에 사느냐에 따라 가격을 달리하기도 합니다. 학생할인, 조조할인이 바로 그것입니다. 영화를 보고, 영화관의 한 좌석을 차지하는 것은 모두 똑같지만 할인을 해주는 이유는 싼 값일 때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입니다. 학생 할인이 있으면 아무래도 학생들이 영화를 보러 많이 올 것입니다. 또한 아침에는 영화 보는 관객이 많지 않은데 할인을 해주면 좀 부지런하고 시간이 되는 관객들이 찾아올 테니까요.
기업이 같은 제품과 서비스에 가격을 달리하는 것은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서입니다. 소비자의 필요나 취향에 따라 다양한 가격을 매겨 더 많은 소비자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팔기 위해서입니다. 소비자도 이런 가격 차별화를 잘 이용하면 좀더 싼 가격에 동일한 제품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됩니다. 그렇지만 모든 상황을 다 조절할 수는 없지요. 영화를 보고 싶지만 아침에 시간이 되지 않으면 좀 비싼 가격에 영화를 볼 수밖에 없고 등산을 할 때 가지고 간 물을 다 마셔버렸는데 목이 마르면 산 위에서 파는 비싼 물을 사서 마실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가격 차별화가 무엇인지 잘 이해한다면 합리적으로 소비하기가 더 쉬워질 거예요.
     가격탄력성
상품의 가격이 변할 때 그에 따라 변하는 수요의 정도를 가격 탄력성이라 하고 가격이 1% 변화했을 때 수요량은 몇 % 변화했느냐를 나타내는 값으로 표시합니다. 가격탄력성이 1보다 크면 탄력적이라고 하고, 1보다 작으면 비탄력적이라고 합니다. 보통 생활에 꼭 필요한 식료품, 병원비와 같은 상품은 가격이 오르더라도 구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비탄력적입니다. 반면에 사치품은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드는 정도가 커지는 탄력적인 상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