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즐겁다?

아침운동으로 산을 오르기 시작한지 며칠이 꽤 지났다.

항시 알람으로 무거운 눈꺼풀을 떼어낸 후에는 신랑을 깨우기 시작한다.
얼굴이 퉁퉁 부어 찐빵과도 같은 신랑얼굴!
구여워라..^^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대문을 나선다.
한발 한발 내디딜때마다 잠은 이미 저만치 가버렸고, 뒤따라오는 호순이
발걸음처럼 가볍기만 하다.

난 아침마다 그의 손을 잡고 산책을 하는것이 좋다.
가다보면 동네 텃밭의 옥수수가 얼마만큼 자랐는지도 보이고, 접시꽃이 얼만큼 활짝 얼굴을 내밀고 있는지도 볼 수 있고..

동네개가 이제는 얼굴을 익혔는지 전보다는 덜 짖어대고, 하지만, 호순이를 본다면 목이 쉬어라 마냥 짖어댄다.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니 촉촉히 비가 내려앉았다.
산으로 오르는 길이 그래서인지 시원스러워 보인다.
이런 기분이라면
난 정상까지 올라가고 싶은 맘이 굴뚝같은데, 그가 더 일찍 일어나는것을 무지 힘들어하기에… 지금은 일단 운동을 몸에 익히기위해 30분정도의 왕복으로만 산을 오른다.

내려오는 길은 산딸기도 보인다. 전에 한번은 따먹으려고 했다가 느낌이 이상해서 몇개 딴것을 그냥 버렸다.

다른날은 중턱에서 몇가지 체조를 하고 내려오는데 오늘은 곧장 내려오는 걸로 했다. 하긴 체조도 거의 나혼자만 하는 셈이다.
날 따라해줬으면 하는데 쑥쓰러운지 따라해주질 않는다.
특히 옆에서 비웃는 자세가 있다면, 장운동으로 기마자세를 취하고 아랫배에 힘을 준상태로 손바닥으로 두드리며 소리를 내는 것이다.
창피해서 못한다고 옆에서 웃기만 한다.

하긴 어떻게 보면 산을 가겠다고 아침에 일어나는 것만 해도 난 고맙고 좋다. 담엔 꼭 정상에 데리고 갈 작정이다.
정상까지 가면 맑은 공기 들여마시고, 뽀뽀해줘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