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후기 III.

간만에 비가 내리는 폼이 운치가 있다. 모든 이들이 그렇게 기다렸건만, 맛배기만 보여주고 들어가버렸던 비란 놈이 오늘은 그나마 대지위를 촉촉이 적시고 있는 것이다. 더 많이 와주어야 할텐데..
내려앉는 비소리가 조용하니 좋다.

파타야로 이동하는 도중에 왕궁입장때문에 입었었던 긴바지를 휴게실에 들러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고, 점심식사도 마쳤다.
거의 파타야에 도착한 듯 싶었는데, 어디로 가는 것인가..
차는 태국 민속촌인 농눅 빌리지로 들어가고 있었으니.. 여기에 가위손이 온것인지 착각할 정도였다. 이쁘게 다듬어놓은 나무들 사이에서 또 지나칠 수 없는 사진촬영 – 찰칵찰칵 –
그곳을 지나 들어가니 야외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웬 사람들이 그리 많이 모여있던지.. 더운 날씨가 더 덥게 느껴졌다.
둘이 지쳐 벤치에 앉아 있으려니 만화 주인공 ‘ 강연생’씨가 야자 두통에 스트로우를 꽂아서 가져다 주었다.
난 상큼한 맛을 잔뜩 기대하고는 쭈욱 빨았더만, 이게 무슨 맛이람..
국적 모를 맛에 비위까지 이상해졌다. but 그러나 신랑은 못먹는게 없으니
단숨에 한통을 후딱 비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가이드가 티켓을 주었고, 둘은 사람들 무리속에 파묻혀 파도에 휩쓸리 듯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으메~ 더운거

군데 군데 대형 선풍기가 달려있을 뿐 사방은 뻥뻥 !! 무더운 날씨에는 무방비 상태였다. 자리를 잡고 앉아있으려니 금새 공연장은 꽉 차있었다.
조금은 지루한 태국 원주민의 공연이 그럭저럭 지나갔고, 다시 무리의 군중들은 뒷쪽으로 자리를 옮겨가고 있었다.
우와~ 코끼리다.

이미 좌석은 꽉 차있어서 앉을 때가 없었고, 어쩔 수 없이 바닥에 자리를 잡았는데.. 이런~ 중국인 아저씨가 연신 담배를 피워대는데, 말을 할 수가 잇나.. 타국에서 안좋은 일이 생기면 안돼겠기에 싫은 내색도 못하고, 끝날때까지 담배 연기와 씨름을 해야 했었다.
나쁜 중국 아자씨~~~~
사실, 난 태국 민속촌이 코스중에 가장 지루했던 것 같다. 사람 구경만 한것 같고, 별 재미를 못느꼈다고나 할까.. 어쨌든 그무리 속을 무사히 빠져나온 것만은 기억하고 있음이다.

파타야 시내를 지나서 -여기도 픽업 트럭이 참 많았다. 도로에서 인상에 남는것은 픽업트럭이 택시로 둔갑을 해서 사람들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으로 되버렸다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인것을..-
로얄 클리프 호텔로 향했다. 역시 방콕과는 다른 멋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도심속에 우뚝 서있는 방콕의 호텔과는 달리, 파타야의 호텔까지 가는 길의 경관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물론, 파란 하늘도 한 몫을 했기도 하고..

해변에 위치한 호텔은 무지 맘에 든다. 체크인을 한 후에 객실로 들어가 커텐을 젖히니,멀리 보이는 수평선이 왜 그리 운치가 있는지..
맘에 들었음을 또 한번 확인하는 나이다.

이제는 알카자쇼를 보러 갈 예정.. 우리가 도착했을 즈음엔 이미 사람들이 거의 좌석을 메운 상태였고, vip석이 아니기에 2층 거의 뒷줄에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의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의 D석정도인것 같다.
모 그래도 시력 좋은 나는 별 문제가 없었고. 그도 안경에 의지한 덕인지 별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다.

쿠쿠.. 끝날때까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신랑!! 쇼를 하고 잇는 저 사람들이 남자들이란 걸 잊은 건 아닌지..
게이쇼인 알카자쇼는 정말 눈이 휘둥그래질정도다. 쇼무대의 스케일도 어느 무대 못지 않게 웅장하고 화려했으며, 도무지 남자들이라고는 상상도 못할정도의 미모와 몸매, 각석미를 가지고 있으니.. 정말 나 자신이 무색할 정도였다. 어쩜 그리 다리가 이쁠꼬..
주로 관광객들이 대만 홍콩 일본 한국인들로 이루어져 있었으므로 각 나라의 안무와 노래로 쇼를 이어가고 있었다.
우리나라 관광객을 위해서는 아리랑을 불렀으며, 부채춤을 추웠고, 박화요비의 노래[제목기억안남]를 불렀다는 것이다.
물론, 립싱크이긴 했지만, 그래도 신기한 걸..

태국인들은 살색이 거무스름 하다고 느꼈었는데 무대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하앴다. 나중에 물어보니 태국인들도 북쪽으로 가면 백인처럼 하얗다고 한다. 어쨌뜬 울 신랑 입을 못다물고 있으니.. 쩝~~~
사진은 왜그리 많이 찍던지… 나중에 와서 보니 거리가 넘 멀어 제대로 나온게 없었다. 에구 필름이 아까버..
근데 문제는 나두 입을 못다물고 봤다는 것인데, 그만큼 사람들에게 다른 생각을 할 수없을 정도로 무대가 화려했다는 것이다.

7시40분쯤 공연이 끝났고, 저녁을 먹으로 이동을 했다. 우리는 별도로 옵션을 갖지 않았기때문에 저녁에 시간이 많이 남았다.
가이드는 옵션을 하지 않는 우리에게 서운함을 느꼈겠지만 쉴 시간이 많았기에 여행이 더 좋았던것 같다.

근데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면, 호텔이 바닷가에 위치하다보니 많이 습해 객실에서 곰팡이 냄새가 많이 났었다는 점이다. 모 청소를 안해서 나는 냄새가 아닌데다. 습해서 그런거야 충분히 이해할수 있다고 함의하고 오는날까지 곰팡이 냄새를 즐기고 왔다면 좀 우스운건지.

이리하야 태국 신혼여행의 두번쩨 밤이 흐르고 있었으니..
음냐~~ 피곤하다. 빨랑 자야지…^^
냉장고에 비치된 맥주 한병씩 마시고..
호텔에서 함 자봐요. 좋지.. 청소도 해주지. 밥도 주지.. 키키……

내일은 산호섬 가는날!!! 내가 가장 아이처럼 뛰어놀던 곳이다. 수영복차림으로 천지사방 팔짝팔짝 뛰던 곳.. 그곳에 가고싶다?
담편을 기대해 주세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