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예찬..

새 보금자리로 온지 3주정도가 지난 것 같다.
그러면서 나는 4월의 봄을 만끽하고 있고, 또 귀한 시간이 지나면서 5월의 신부였던 나를
회상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봄을 좋아하고 풍요로움을 느낀다.

이사한 후 일주일에 한번씩은 본가를 간 것 같다. 30분도 안되는 가까운 거리기도 하지만,
가는 길목부터 이 봄에 놓치기 아까운 구경거리들이 어느새 감탄을 자아내게 하기 때문이다.
그 길이란 것이 도심의 높다란 빌딩사이를 피곤히 해집고 가는 것이 아니라,
너른 벌판과 가로수들을 벗삼아 한껏 여유를 부리면서 갈 수 있다는 것이 누구에게도 빼앗기고 싶지 않은 행복일게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꽃샘추위덕에 연두빛 새순들이 나올락 말락 잔꾀를 부리더니
그새 변덕을 부려 이미 내가 눈치도 채기전에 뽑내고 있는 것이다.
서방과 나는 연신 좋아라 신이나했다.
서방의 운전에 방해가 될까싶어 꾹 담고 속으로 감탄사를 내지르려했건만
그 순수한 자연앞에서 도저히 참을성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다.
가는 길목에는 농장의 배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장관을 만들어주었고,
겨우내 길다란 가지들을 바람에 휘날리며 쓸쓸하게 보이던 버드나무가지에는 야들야들한
연두빛 잎들이 봄바람에 춤을 추고 있었으며,
사방의 높고 낮은 산에는 진분홍 진달래와 연분홍 산벚꽃들의 색배합이 그림처럼 보였다.
또 길가의 화원마당에는 온갖 울긋불긋한 꽃들이 봄햇빛을 충분히 받으며 사람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통일로변인데, 색색이 펼쳐지는 가로수들하며 길 한켠으로 화단을
곱게 만들어 놓아 지나는 운전자들의 눈과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었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본가가 있는 고골로 들어서자면 봄햇살을 받은 조용한 마을에 갖가지 봄꽃들과 새순 돋은
나무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물론, 그 중에서는 우리가 주마다 찾아뵙는 본가도 빼놓을 수없는 하나의 눈요기 코스다.
집 안팎으로 심어놓은 꽃나무들과 야생화군단, 뒷산에 사철을 자랑하는 소나무들…
게다가 똘이와 호순이의 재롱까지..
어제도 봄꽃들을 찍느라 서방이 무지 바빴던 것 같다.
텃밭에도 이미 상추, 열무, 토마토, 부추, 딸기등등 봄의 기를 받고자 빼꼼이 고개들을
내밀고 있었다. 이런 것들이 또한 여름을 풍요롭게 해주리라.

돌아올때는 어머님이 만들어주신 오이부추김치와 돋나물 물김치, 몇개의 꽃화분을 염치없이 받아오는 며느리의 특권까지 누릴 수있었다.
배부른 변변찮은 며느리를 위해 그리 많은 배려를 해주시는 시부모님께 한없는 고마움을 느낀다.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기셔서 두 분이 지금처럼 풍요로움과 행복을 언제까지나 간직하시기를
바랄뿐이다.

흐뭇! 역시 봄은 나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봄을 예찬하며…………………………………………………………………

져버린 목련꽃..

이사 후 한동안 나의 눈과 맘을 풍요롭게 해주었던 목련꽃이 이젠 옛 추억의 첫사랑처럼
아련히 남아 있다.
베란다를 거닐 때면 어김없이 눈에 들어오는 앙상한 나뭇가지와 파릇한 잎들..
그리고 시멘트 바닥에 쓸쓸히 누워있는 퇴색된 목련 잎들..
이제는 한낮 마당 한켠의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린 목련꽃잎들을 보자니 가끔은 서글픈 생각이 든다.
우리네 인생도 저러지 아니할까..
그래도 난 그 길을 간간이 지나면서 저 목련이 나에게는 즐거움이었고, 별 소일거리가 없었던
내게 그나마 위안을 주었었기에 쓸쓸히 퇴색되어버린 지금에서도
난 고마워하고 있다.
내년이 되면 그 탐스럽고 고귀한 자태를 또 볼 수 있으므로..
나두 시간이 지나면서 예전의 그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고, 또 몇년후면 지금의 모습도 아련할 것이다.
지난 사진첩을 들쳐보며 그 통통하고 발랄했던 나를 추억하겠지.
하지만, 나이가 들어 지금의 나를 찾을 수 없을지라도 나는 지금의 내가 고맙다.
한 아가의 엄마가 되기위해 그 힘들었던 시간들이 내게는 꿈이요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이제 곧 태어날 아가를 위해 난 아직 아무런 준비도 못하고 있지만,
같이 아파하면서 그 긴 시간들을 잘 견디어가고 있기에 더 끈끈한 유대감을 느끼고 있으리라.
내년이면 이맘때쯤 내가 그리 아쉬워하던 목련이 다시 필 것이고,
그때쯤이면 우리 아가도 그 목련을 같이 보고 있을 것이다.
이런 시간들이 아니 세월이 흐르면서 나는 나이듦을 서글퍼하는 것이 아니라
성숙된 나를 보며 흐뭇해할 수 있다면 충분히 행복할 수 있겠지.
목련처럼 매년 외적인 아름다움을 또 찾을 수는 없겠지만, 내 맘만은 주름진 외모와는
반비례하면서 더 젊어지고 싱싱해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내 몸속에 이제 내 삶을 풍요롭게 해 줄 꿈나무가 자라고 있으므로…

멈출 줄 모른다……..?

오늘 저녁도 변함없이 부른 배 두드리며 후회하고 있다.
왜 이리 많이 먹었을꼬..?
요즘의 나의 식성은 도저히 상상초월이다.
아무리 2인분이라고 하지만, 좀 심하긴 한데….
지금도 숨이차서 헥헥 –;
어제저녁엔 서방과 저녁식사를 간단히(?)하고, 토스트를 해먹고, 것두 모자라서
라면까지 끓여먹었다.
서방배나 나의 배나 오십보 백보이다.
착각하고 보면 서방이 아가를 가진 듯.. ㅋㅋ
오늘도 역시 환상의 콩나물김치찌개에 밥 두 그릇을 먹고, 땡땡한 배를 어루만지며
딸기를 씻어서 먹었다. 나혼자..
울 이쁜아가도 기분이 좋은지 연신 파도타기를 하고 있다.
기특한 것..
내일은 식사량을 꼭 조절하리라..
부종이나 임신중독증등 그런류의 부작용을 피해가기위해서라도..
하지만 내일 역시 음식앞에서 작아지는 나를 보며 뿌듯해하리라.. 음하하하~~~`

목련꽃이 수줍게..

드디어 이사가 끝났습니다.
뭐, 저의 한 일이라면 앉아서 입만 쫑알쫑알이었지만, 그것도 저에겐 무리였나보네요.
어제는 꽤 힘들더만, 오늘 오전에 쉬고 나니 그나마..
이제는 무조건 조심할 일만 남았네요..

이사한 새 집의 주방 창문은 무진장 크답니다. 맞는 커텐이 없을 정도로
( ㅋㅋ.. 주문제작하면야 물론 있겟지만.. 비싸다우)
근데 그 큰 창문에 저희 집에 가장 큰 장점이 됐네요.
앞집 정원에 핀 목련을 내 정원의 목련인 양 흐뭇하게 바랄볼 수 있걸랑요.
그리고 개나리도 진달래도..
현관문을 열고 나가면 오른쪽으로 너른 논과 산이 숨통을 트이게도 하지요.
탄현에서 가깝긴하진만, 공기좋고 조용한 시골이네요.
또, 먼저 살던 집에서의 아침을 깨우는 새소리가 그리울거라 생각했는데,
그립기는요. 여기 새소리도 만만치 않답니다.
까치도 날고, 참새도 지저귀고..
태교엔 만점? ^^
그 중 식탁에 앉아 창문너머 보이는 목련꽃감상은 일품이지요.
좀 있음 목련꽃이 만개할터인데, 그러기전에 열심히 감탄할랍니다.

????

저에게는 2001년도 뜻깊고 다사다난한 해였지먼,
2002년도 그리 어설픈 해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바쁘게 살려고 노력하다보니, 정말 바빴던 한해였으며, 기쁜 소식도 맞이햇고..
뭐 어쨌든 그리 나쁜해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런데 2003에 대한 설레임을 없었나보네요.
지난해의 마지막인 어젯밤에는 식구들과 저녁 거하게 먹고,
어머님과 셋이서 오락(고스톱)을 정신없이 하는가 하면
CD로 다운받은 영화(가문의 영광)를 낄낄대며 보았다는 것.
보고 나니 새벽 1시가 다 된 TV에서는 사람들이 2003년을 환호하더군요.
아뿔싸~
겸허한 마음으로 맞이했어야 하는건데..
하지만, 다시 맘을 가다듬고 다가 올 한해의바램들을 기도했지요.
내 맘속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들을..
내게 있어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바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