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산에 다녀오신 어머니께서
옆집 할아버지께서 뒷산에서 밤을 한 광주리 주워가지고 오시더라고…
하시면서 뒷산을 또 오르셨답니다.
얼마 후 아침진지 드실 시간인데도 오시질 않기에 좀 기둘렸지요.
근데 어머니께서 광주리에 밤을 한아름 채워서 주워오시는 것이 아니겠어요.
산모기에 셀 수없이 물리셔서..
어쨌든 제사때도 쓰실 수 있다고 무지 좋아하시더라구요.
내일 또 가셔서 주우신다네요.
저도 어릴 적 뒷산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을 무진장 많이 주워본 적이 있지요.
우리 밤나무도 아니면선…
사실 그 재미가 더 솔솔하답니다.
여럿이 주우면 다른 사람이 더 가져갈새라
밤송이가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위험한 조건에서도
정신없이 이리 저리 혜메고 다니지요.
아마 그런 재미때문에 어머니께서 더 즐거워하시는 듯..
그도 그럴것이 저희 친정어머니도 그러셧지요.
다리와 팔이 아프셔서 며칠씩 병원과 한의원을 거의 매일 다니시면서도
아침에 밤 주우시는 재미에 통증도 모르고 매일 오르셨답니다.
전 안부전화 드릴 때 걱정돼서 그만 다니시라고 해도
그다음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뒷산을 오르셨다네요.
어쨌든 앞으로 며칠은 집안에 밤풍년이 들 것 같습니다.
저도 함 어머니 따라서 가봐야겠네요.
산모기에 물릴새라 중무장을 하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