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물건을 사고 팔 때는 한국은행에서 발행한 우리나라 돈을 사용합니다. 그러면 외국과 거래를 할 때는 어떤 돈을 사용할까요? 많은 경우 미국 달러화를 사용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석유를 살 때도 미국 달러로 돈을 내고, 칠레에서 포도를 사올 때도 미국 달러로 돈을 냅니다. 우리나라가 프랑스에 휴대폰을 팔아도 미국 달러를 받아 옵니다. 이렇게 미국 달러는 전세계에서 나라 간 거래를 하는데 사용하는 돈이고 이를 기축통화라고 합니다. 한 나라의 돈이 전세계적으로 사용하는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서는 그 나라가 국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나야 하고, 나라의 정치나 사회도 안정되어야 합니다. 예전에는 그런 나라가 영국이어서 파운드화가 전세계적으로 유통되었고 지금은 미국이 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달러화가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것을 팍스 달러리움(Pax Dallarium)이라고 표현합니다. |
팍스 달러리움의 시작은 브레튼우즈 체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944년에 미국 브레튼우즈에서 각 나라 대표들이 모여서 국제 거래에 사용되는 통화를 달러로 결정하고 금 1온스 당 35달러로 교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달러와 각 나라의 돈을 바꾸는 비율인 환율을 고정하는 고정환율제도를 실시했습니다. 그러나 1970년 대에 들어오면서 미국은 베트남전쟁으로 돈을 너무 많이 썼고, 유럽 경제가 일어나면서 국제수지가 적자가 나게 됩니다. 결국 미국은 1971년 달러를 금으로 바꿔줄 수 없다고 선언을 하고 브레튼우즈 체제는 무너지게 됩니다. 그때부터 수요와 공급에 의해 환율이 결정되는 변동환율제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1980년 대 중반 다시 미국 경제를 위기를 맞습니다. 나라 재정도 적자, 무역수지도 적자인 상태에 이릅니다. 일본경제가 놀랍게 성장하면서 미국은 다른 선진국들에게 도움을 청하게 됩니다. 달러의 가치를 내리고 일본 엔화를 가치를 높이는 합의를 한 것이지요. 이런 위기가 있었지만 여전히 미국 달러화는 세계 경제에 중심이 있었습니다. 특히 1990년 대 중반 미국 경제가 높은 성장을 하면서 달러의 위상도 높아지게 됐습니다. |
현재 미국은 경상수지 적자가 높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그 규모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즉 미국 달러가 해외에 많이 나가 있는 상태이지요. 그런데도 여전히 기축통화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미국에서 빠져나간 달러화가 다시 미국에 있는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미국으로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 미국이 이라크 등과 전쟁을 벌이면서 돈을 많이 썼고,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미국 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주택담보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해 생긴 문제) 때문에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어 밖으로 나간 달러화가 다시 미국에 투자되는 정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지요. 중국과 같은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미국에 많이 투자를 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줄이고 다른 나라도 투자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높아진 석유값으로 돈을 많이 번 산유국들은 미국에 투자를 잘 하지 않습니다. 유럽 각국에서 쓰이는 유로화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유럽은 미국 경제와 비슷한 정도의 규모를 가지고 있어 미국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당장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로 쓰이지 않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달라지고 있는 세계 경제의 흐름 속에서 변화가 올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달러와 함께 유로도 많이 쓰일 것이고, 일본의 엔화나 중국의 위완화도 세계 경제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변화를 이해하는 것이 펀드를 투자하고 관리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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