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9개월이 되어가는 아들이 말을 합니다.
겨우 아는 단어 몇마디만 했었는데, 어느새 그 단어로 문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모든 부모들이 그러하듯 엄마도 참으로 신기합니다.
처음엔 아침에 일어나면 “아빠 아빠”만 부르더니,
어느날엔 ” 아빠 어디 어디”
그리곤 ” 아빠 어디어요?”를
그런데,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서는 “아빠 회사 가요?[갔어요?]”라고 하다니..
“시러[싫어], 아니야, 안돼, 하지마” 이런 부정어를 상당히 빨리 깨우치더니-아마도 엄마와 아빠가 그런 말을 많이 했나보네요-
이젠 저거 하지마.. 등등의 탁월한(?) 문장력을 발휘하고있습니다 ^^
몇일전엔 알아듣기 힘든 말을 마구 하더라구요.
\’도무\’인지, \’도미\’인지 어쨋든 아빠와 엄마에게 뭐라 하는데, 둘은 어찌나 난처하던지요. 우리 둘이 알아듣지를 못하면 아들은 상당히 답답해합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블럭뚜껑을 열더니 거기서 뭔가를 찾아 하나하나 꺼내면서 같은 말을 하더군요.
\’동물\’입니다.
동물모양의 블럭을 하나씩 꺼낼때마다 \’동물\’하면서요.
–사자, 하마, 코끼리, 기린, 펜더,낙타–
나름대로 설명할 방법을 찾아냈던 겁니다.
어찌나 우습던지….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아빠와 엄마는 요즘 아들과 얘기하다보면 퍼즐을 맞추고 있는 느낌이니까요.
그리고 결국 맞추면 좋아라 환호성을 지르고..
못맞추면 서로 얼굴 마주보고 ” 자기가 통역 좀 해봐” 미루지요.
어쨌든 조만간 말문이 봇물처럼 트일 수다장이 아들을 맞이해야 할 듯 합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겠어요.^^
이렇게 커가는 아이를 볼때면 기특하고 더없이 이쁘지만, 걱정도 그만큼 앞섭니다.
어찌하면 적당히 주관적으로 적당히 객관적으로 이기심을 버리고, 아이를 바로 키울 수 있을까요? 아시는 분 손 좀…
남이 내 아이를 몰아세울때 얼마만큼 객관적으로 대처를 할 수 있을지, 또 감싸줄 수 있을지…
역시 힘드네요. 매사에 최고이고 싶어하는 아이보다는 최선을 다하려는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라지요. 하지만, 솔직이 자신이 없네요.
무조건 착하기만은 원하지 않습니다. 언제까지나 부모가 보호를 해 줄 수는 없으니까요. 그냥 세상에 내던져놓기도 겁이 납니다. 삭막, 치열, 험악?
강한엄마가 되어야할텐데 너무 약하네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엄마가 좀 약골입니다.
그래도 웅휘의 해맑은 모습을 대할때면, 한껏 애교를 부릴때면, 뭔가 호기심에 가득찬 표정을 보일때면 저도 모르게 불끈 용기가 납니다.
부모도 노력을 해야겠지요.
행복하게 만족하면서 사는 방법을 알려주고싶습니다.
요즘말로 부모와 자식간에 코드가 안맞을 수도 있지요.
그래도 그 방법을 터득하도록 도와주려면 무진장 추상적인 노력을 해야될겁니다.
한번 해보도록 하지요.
해야지요. 해보겠습니다.
왜냐구요? 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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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휘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