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내는 현명한 방법 없을까..

참 불공평하다.
엄밀히 따지면 불공평한 건 아닌데도..
아니, 엄밀히 따져봐도 불공평하다.

사랑하는 아가를 얻은 축복만으로..
그 아가의 재롱을 보는 즐거움만으로..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뿌듯한 맘으로..
그때는 미음이었는데, 오늘은 죽을 넙죽넙죽 잘 받아먹는 기특함만으로..
그때는 누워 옹알이만 했는데, 지금은 엄마를 따라 기어다니며
애틋함을 보이는 모성애만으로..

나를 이겨낼 수는 없을까..

아기에게서 떨어질 수 없는 스물네시간….
이 사각형 집이 창살없는 감옥이라하면 너무 잔인한것인가..

오늘은 봄옷을 꺼내입고 훨훨 나가고 싶을 정도로 햇살이 나를 유혹했다.
하지만 내등에는 나만을 이세상 전부라 생각하는 7개월된 아들이 옷자락을
꼬옥 부여잡고 있다.

새 생명이 내 몸속에서 자라고 있을 때는 그아이의 무사함을 위해 열달을 그리 참았고,
또 태어나서는 고 조그만 것이 무사히 잘 자랄 수 있을까하는 걱정때문에
밤낮을 맘졸이며 살았는데,
지금은 한시름 여유가 생겼단 말인가..

나는 그날그날 내일뉴스를 보고있다
항상 똑같은 내일 뉴스~
변화가 필요하지만 이젠 그 변화에 대한 면역력도 없어진 듯 보인다.
나와 7개월된 아들이 있을뿐이다.

직장문화회식을 하고 온다며 영화를 보고 온다는 아기아빠..
나에게 미안해하며 얘기하기를 꺼린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난 지금도 어수선하다
항상 내 맘은 옳고 그름의 판단이 어느 것인지를 알려준다.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너무도 힘이든다.
풋~ 심통을 안부리고 넘어갈 수 있을까…
순간 약이 오른다.
그냥 불공평하다는 생각만 가득하다.
일탈을 외쳐볼까..

7개월된 아기와 내 삶이 익숙해져갈수록 시나브로 내 꿈은 커져만간다.
그리고 그 꿈들이 지체되고 있는것에 대해 맘을 상한다.

난 지금도 나의 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어떻게하면 잠재울 수 있을까를 열심히 생각한다.
엄밀히 따지면 불공평한건 아닌데…
아니 불공평한건 불공평한건데…
^^ 갑자기 웃음이 나온다.
지금 영화를 보고 있으면서도 마음 한구석으론 미안한 맘으로 안절부절 못하고 잇을 서방..

오늘 내가 그에게 심통을 안부리기를 바란다.
내 꿈을 이루게하기위해 후원을 해주겠다지 않은가..
항상 나와 내 시간들에 대해 미안해하고 있는 서방에게 난 왜 심통을 부릴까..

7개월된 아들은 오늘도 내가 화장실을 가든, 주방에서 일을 하든, 내가 무엇을 하든 나만
좆아다닌다. 그러기때문에 난 지금의 이 정신없고 바쁘고 또, 심하리만큼 무료한 시간들을
버티어야한다.
자~알~

조금전 나는 이제 기기 시작하는 아들에게 약속을 했다.
나에 대한 확인사살이겠지.
꼭 너에게 자랑스런 엄마가 되도록 꿈을 이뤄보겠다고..
아마도 지금 이 시간들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다는것이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그래도 좋다.
지금의 이 무료한 시간들이 내 꿈의 원동력이라면 더없이 좋을게다.
그래서 이겨내려 노력한다.
10년후를 기약하며..
그런데,
내가 오늘 정말 진실로 서방에게 심통을 부리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약올라하고 심통을 부리고 짜증을 낸다해도..
그래도..
미안하다는 생각만으로 숨김이 없기를 바란다.

지금 나의 분신이 되어버린 아들은 나를 부르고 있다
곤한 잠에서 깨어났으므로..

나의 마음이 무궁무진 하늘과 바다이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