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엠티에서 오던날 2

나의 굳어져가는 표정을 보고 서방이 뜨끔했던지
얼굴이 풀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난?
정작 놀란 건 나였고, 어머님와 아가씨만 안나오셨어도 난 그냥
그자리에서 울어버렸을 것이다.
그리고 한 두세시간은 냉전 중..
금새 방으로 들어온 서방은 나의 서운한 맘을 달래주려 이리저리 얼르고 달래고
했지만, 그리 쉽게?
아니지..
서방 왈..
놀러갔다고 해도 놀러간것이 아니고 운전 하고 오느라 엄청 피곤했다는 것
이젠 집에 도착했으니 쉴 수 있겠구나 했는데
이게 웬 날벼락.. 왜? 평소 안하던 행동을 하느냐..
피곤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런 표정이 나왔다 등등..
본인이 할 수있는 최대한으로 항변을 하는 것이다.

뭐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마눌의 재롱을 그리 무시하다니,
흑흑.. 난 반가운 맘에 그랬건만…
어쨌든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 했던가. 우린 옥신각신 냉전끝에
다시 화해의 장을 만들었음이다.

그 후?

물론, 애정 지수 up! ^^

10월..

참으로 간만에 이곳에 글을 남기는군요.
쓸데없는 공사다망이라 분주하기만 했지, 뭐하나 남는 것 없이 그냥 9월이 지나가버렸답니다.
이레저레 추석이라는 큰 명절이 맘의 부담을 주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렇게 일주일이
후다닥 지나가버리니 10월이란 것은 어느새 발등에 떨어졌네요.

이렇게 허무할 수가 있나요..
9월엔 계획한 것도 많고 시작한 것도 많건만,
끝을 맺은건 암것두 없으니.. 원~ 쯔쯧..
하긴 당장 끝을 맺어야할건 아니긴 하지요.
그럭저럭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오랜세월 놓치않고 끝까지
나와 같이 나이 먹으면서 그렇게 동무처럼 붙어다녔음 하는 바램입니다.

아직은 그런 것들이 제 주위를 맴돌고 있으니
꿈은 to be continued…

어쨌든 9월이란 달은 계절도 그렇거니와 건강에도 치명타인 환절기라는 이유때문에
안팎으로 고난의 달이었었지요.
이젠 가을이라는 계절에 적당히 적응해가고있는 10월이 왔네요.
무언가 센치해지고, 적당히 무게 잡고, 낙엽하나 떨어져 뒹굴면
눈물한방울 핑~ 돌것같은..그런 계절..
ㅋㅋ.. 이렇게 분위기 잡다간 돌맞을것 같음..

솔직이 오늘이 10월 둘째날인데 별 감흥은 없답니다.
추운 겨울이 다가오는데 월동준비를 어케 해야하나 하는 걱정뿐..
그 이유중 하나가 저희집이 한옥이잖아요.
겨울엔 죽음입니다.
가장 좋을 시기는 새싹이 푸릇푸릇한 봄과 녹음이 짙은 여름..
가을은 좀 스산하지요.
어쨌든 겨울은 공포의 계절이지요.. 참아야하느니라..
아그들은 강하게 키워야한다는 자유로 모임의 철칙을 따라야겠지요..

10월..
열심히 가을을 즐겨야겠지요?
느슨해지려는 마음 꼭 조여매고 월동준비나 차근차근 해야겠습니다.
겨우내 동면하면 어떨까요? ^^

추석전전야..

으앙~ 졸린 눈꺼풀을 겨우 겨우 들어가며 시간을 지우고 있는 나..
이상하게도 정상적인 근무를 하고 있으면서 오늘이 토요일같은 느낌이 들까..
어쨌든 난 지금 넘 졸립다.

Break time !!

한무리의 아이들이 재잘재잘, 왔다갔다한다.
소란스럽다.
잠시 잠이 달아나려고 한다.
Katharine과 Laurie가 앞에서 시간을 때우고 있다.
휴일에 요리를 한다나 뭐라나..
지금은 다시금 평정을 찾고 있는 중..
왜냐구?
수업이 다시 시작됐기에..
오늘은 모두들 바쁜 날이라 상담도 오지 않는다.
모처럼 한가롭다.
이 한가로움은 오늘까지~

내일이면 추석음식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해야할 것이다.
물론, 주메뉴는 어머님이 하시겠지만, 그래도 옆에서 완벽한 조수역활을 해야하므로..

오늘 오전에는 어머님, 아가씨와 함께 장을 보러갔다.
벽제에 있는 새로 open한 마트를 갔는데, 원당시장을 주로 이용하시는 어머니께서 왜
그쪽으로 가셨는지 궁금했었다.
이유는 빨래바구니 사은품!
아뿔싸~
너무 늦게 온 탓인지 바구니가 동이 났다고 한다.
어머니는 바구니때문에 이곳까지 왔는데 이젠 바구니가 없다고 하니 무지 아쉬워하셨고,
덩달아 옆에 있던 나도 무지 아쉬워했다.
어떻게든 하나를 얻어가고 싶은 굴뚝같은 맘!
결국 어머니는 지나가던 직원한테 혹시나 하고 얘기를 하니 조금만 기다리란다.
어머니께서 아이스크림을 사러가시고, 조금만 기다리라던 직원은 오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바구니 하나가 두둥실 실려오는게 아닌가..
ㅋㅋ.. 무지 기쁘다. 얼른 받아들었더니 직원 – 웃으면서- 담에 또 들르세요~
ㅋㅋ.. 인상좋은 아줌마다.
난 이 기쁜 소식을 아이스크림 사러가신 어머니께 알려드리기 위해 마트안에서
이리저리 레이더를 뽑았다.
저만치 계산대에 서계신 어머니께 쏜살같이 달려가 누가 들을세라
귓속말로 바구니를 받았다고 의기양양하게 소근거렸다.
그 순간 어머님도 만면에 미소가?
역시 주부들은 사은품에 약하다?
사은품만 아니었다면 싸다는 광고에 현혹되어 이까지 오지는 않았을터이다
왜냐면, 대체적으로 비쌌고 싱싱하지 않았으므로..

원당시장을 향하여~
역시 무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원당시장은 활기 그 자체다.
손님들을 부르는 과일가게 주인, 건어물주인, 생선주인, 야채주인등등..
어머니를 졸졸 따라다니며 뒤처질세라 부지런을 떤다.
역시 값도 저렴하고, 싱싱하다.
어쨌든 어머니와 나는 메모해 온 품목들을 하나하나 지워가며 종종 걸음을 쳐댔다.
활기있어 좋다.

이로써 결혼해서 맞는 두번째 추석이다.
내일은 어떤 일들이 나를 기둘리고 있을까?
무지무지하게 많음……..기타등등 기타등등..
아마도 모든 주부들이 그 긴장감에 몸서리를 치리라는 생각!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내일을 위한 에너지 비축..

그나저나 송편 이쁘게 빚어야 하는데…….ㅋㅋ..

잠귀신..

요즘 잠귀신이 붙었나보네요.
잠을 자도 또 졸리고..
아무래도 생활리듬이 바뀌어서 그런것 같기도 하고..
제자리로 옮겨놓기위해 무진장 노력중입니다.

목요일 저녁..

9월도 5일이나 지나갔네요.
요 며칠은 몸이 몹시 피곤해서 저녁엔 정신을 못차리고 있지요.
아침엔 새로운 좋은 일 하고, 저녁엔 좀 더 늦게 퇴근하고,
일터는 새학기라 넘 바쁘고.. 그러다 보니..
가끔은 이 일터에서 해방을 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납니다.
저녁엔 몸이 축 늘어진채로 서방을 만나곤 하지요,
일만 아니면 좀 더 생기있는 모습으로 만날 수도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
또, 시간이 많으면 그림공부도, 차공부도 또 맘속에 담아두고 있는 이것 저것들을
차근히 할 수 있을것 같은 그런 아쉬움..
그래서 몇번씩 고민에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막상 일을 놓으려고 하면 왜 그리 안되는지..
많지는 않지만, 한달에 한번씩 꼬박꼬박 내 손에 쥐어지는 월급도 그렇고,
물론, 스트레스도 쌓이지만, 다른 일터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에 활력도 생기고,
일터에서 만나는 동료들도 그렇고,
내가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자부심과 일에 대한 재미등등..
또 집에서 온종일 시간을 보내야하는 것도 자신이 없고..
참 이유가 많죠?
그런데 요즘 특히 일을 계속 해야하나, 쉬어야하나 하는 남모르는 딜레마에 빠지곤 합니다.
오늘도 축쳐진 모습으로 서방을 보겠네요.
8월까지만해도 같이 퇴근을 햇는데, 제가 퇴근시간이 늦어지는 바람에 이제는
먼저 집에 가서 저를 기둘리지요.
그리고 버스정류장까지 마중을 나온답니다.
오늘도 역시 좀 피곤하지만, 그래도 생기있어보이도록 노력을 해야겠죠?
솔직이 어제는 너무 피곤해서 거울앞에서 눈물까정 쏟아냈답니다.
그런 나에게 짱구춤으로 위로를 해주는 착한 서방..
오늘은 제가 재롱을 떨어야겟네여. 짱구춤으로(?)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