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담그림일기 스무번째

소담그림일기 스무번째

[출처없이 퍼가지말아주세요~.~]

예전에 끄적였던 글을 보다 생각이 나서 일요일 아침에 그려봅니다 글은 2002년 글이네요^^

비오는 소리..(2002년 7월 )

오늘은 비가 조신하게 내려앉는 모양입니다. 그리 크지 않은 걸 보니..

저희 집은 보시다시피 한옥이지요. 지붕은 돌기와이고 마루를 들어서면 서까래가 보이고, 장독대가 있고 큰 솥이 걸려 있는 아주 오래전에 지어진 집입니다.
그런 이유로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지요.
가끔 어머니께서는 지금은 이 집이 양반이 된 거라 우스개소리로 말씀하시곤 하시는데, 한옥이라는 것이 그렇잖아요. 손 안가고 내버려둔 채로 살다보면 어수선하고, 불편하고 기타등등.. 벌레도 많지요^^ 귀찮은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랍니다.
그런데 지금은 동네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목을 빼고 집안을 들여다 볼 정도로
많은 정성이 들어갔답니다.
물론, 저희 두 젊은이가 아닌 아버님과 어머님의 수고로움 때문이지요.
저희가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는 새벽에는 두분이 혹은 어머니만 바쁘게 움직이십니다. 모종삽으로 땅파는 소리, 화분 옮기는 소리, 풀뽑느라 호미질 하는 소리..등등 전 잠결에도 그 소리를 듣지요..
아침잠이 무진장 많은 며느리 된 입장으로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결혼초에 많이 불편했답니다. 그런거 있잖아요. 자면서도 도와드리지 못해 부담스러운 마음.. 지금도 아침에 늦잠 자는건 어쩔 수 없지만요.
물론, 저희도 집안 단장을 위해 한 몫 하려고 애쓰고 있지요.
그런 잦은 손놀림과 수고로움이 한바탕 지나고 나면 집은 어느새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이 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 좋다 라고 입밖으로 내뱉지 않아도 전해오는 느낌은 충분하답니다.
저도 나중에 분가하고, 또 중년쯤 되었을 때는 아파트가 아닌 마당있는 주택에서 부지런을 떨어볼까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무진장 뛰어다녀야겠죠.

비가 그친 모양입니다.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창문이 나있는데, 그 창문을 통해 박 넝쿨이 보입니다. 투명한 빗방울이 대롱대롱 매달려있는 것을 보니 손가락으로 톡하고 터뜨리고 싶네요. 어라~ 박넝쿨 사이에 나팔꽃도 숨어 있네요.
바람에 큰 잎들이 파도를 탑니다. 이젠 나갈 준비를 해야겠어요..~~~~~~

소담그림일기 열아홉번째


[출처없이 퍼가지말아주세요~.~]

만남, 이별 그리고 또… 만남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구..
같은 동네에, 같은 단지에 늘 그 자리에 있었고 불쑥 전화해서 있으면 들어가서 수다 한참 떨고 나오고..
아들 친구는 걸걸대는 목소리로 인사하고 들어와 아들 침대에 나란히 걸터앉아 걸걸대는 목소리로 속닥거리고..
그 집을 가나 우리집을 가나 걱정될 일이 없는 아들 녀석들..
딸아이는 책읽기 봉사시간.. 학교에서 초로초롱한 눈빛으로 눈을 마주쳤고
아빠들은 아빠들대로 형 동생하며 술한잔에 여행에 정을 쌓아갔습니다
그런 가족이 가고나니 종일 마음이 휭하여 고되고 눈은 젖어있고 하루가 정신없었네요
참으로 함께 한 일도 많아 추억할 거리는 산을 이루어 하나하나 꺼내보다보면 눈가에는 웃음과 물기가 어울리지 않게 함께 합니다
가고나니 그 이.. 참으로 긍정적인 에너지가 많은 그 동생.. 그에너지와 씩씩함을 밝음을 유약한 내가 배워야겠다고 기특한 생각도 합니다
이런 기특한 생각은 왜 소중한 시간들이 지난 후에야 생각나는지..
아마도 함께한 시간중에도 그 에너지를 충분히 받고 느꼈을텐데 늘 있다보니 깨닫지 못한 듯 합니다
먼 길 무사히 잘 갔다합니다 좋은세상.. 안 간것처럼 바로 집으로 가면 만날 수 있을 것처럼 연락을 할 수있는 좋은세상입니다
헤어짐의 슬픈 마음 살포시 내려놓고 곧 돌아올 만남에 설레임은 덤으로 흐르는 시간들을 맞이하려합니다~~.~

소담그림일기 열여덟번째

소담그림일기기 열여덟번째

[출처없이 퍼가지 말아주세요!~.~]

종일 비가 오던 날..
비오는 풍경이 참 운치있고 예쁠것 같은 곳..
갑자기 생각난 그 곳을 찾았습니다 사전 약속도 없이 지나는 길에..전화로 가능한지를 여쭤보구요.
딱 한번 지인과 호기심에 가본 곳인데 주인분의 손길이 곳곳 안닿은 곳이 없네요
안채면 안채 뜰이면 뜰~~
도자기 핸드페인팅을 하시는 그 분은 나의 손 맛의 그저 날 것같은 그런 느낌과 비슷한 듯합니다.
날 것을 대하는 감성도요
문득 생각나 찾은 그곳에서 저처럼 그 곳을 지나칠 수 없어 오신 동네분을 만났네요 두번째인 쌤과도 첫번째인 낯선 분과도 어색하지 않은 이야기를 빗소리를 들으며 나누었지요 어찌나 물 만난 고기같은지^^
제가 그림일기를 그릴 때 제가 경험한 것들, 또 제 주변분들과 나눈 정감있는 삶들을 표현하면서 더 애착이 가고 또 공감을 얻듯이
그 쌤도 좋아하는 꽃들을 직접 가꾸시면서 교감하고 그 것을 손끝의 감성으로 표현하시면서 공감을 얻어내시네요
투박하기도 세련되기도 또 어떨때는 날 것 그대로..
전달하려는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순간.. 입가에 미소가 머뭅니다
누구든 감당하기 힘든 감성을 서로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둘은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 즐거워합니다
같은것을 느낀다는 건…
공감받고 공감해 줄 수 있다는 건…^^
비오는 날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고 …
꽃들이 한창인 예쁘고 운치있는 정원을 바라보며.. 마음의 풍요를 찾은 날입니다

소담그림일기 열일곱번째

소담그림일기 열일곱번째


[출처없이 퍼가지말아주세요!~.~]

오늘 아침..잠이 덜 깨서 멍하니 앉아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래서 아이가 등교준비하느라 바쁜 그 시간 나는 그림일기장을 폈지요
아버지 하면 생각나는 것..
전 어릴 적 약골이어서 자주 아팠었습니다 초등 6년.. 그때는 국민학생이라고 했는데 그 6년동안 개근상은 6학년때 딱 한번 받아볼 정도였지요. 어찌나 개근상을 받는데 우등상보다 소중하고 좋았던지^^
아파서 병원을 가려면 버스를 타야했는데 다행히 15분~20분 안쪽으로 걸어가면 보건소가 있었습니다
그때가 생각납니다
아파서 보건소를 갈때면 아버지는 늘 업고가셨지요
중학생이 되어서도 아프면 업고 보건소까지 걸어가셨는데 내가 아버지 손을 잡고 걸어가다가도 힘들어하면 업히라고 업어주셨지요
그러게요…지금 생각해보면 다큰 딸이었는데..
무거우셨을텐데..
결혼하고나서도 힘든 임신과정을 겪고있었던 내가 걱정이되어 전화를 수시로 하셨습니다 저하고 통화가 안되면 혹시 무슨 일이 생겼을까 아버님한테까지 전화를 해서 찾곤하셔서 당황하기도 했었네요
그 아버지는 오랜시간 치매를 앓으셨고 엄마의 보호속에서 계시다가 지금은 그리 무서워하셨다던 그러면서도 그리워 하셨던 아버지의 아버지..할아버지의 품속에서 편안히 계십니다
아버지는 내가 이사온 집을 보러 오셨다가 다시는 아버지와 엄마의 집으로 가지 못하셨지요
편안해지시기전 힘들어 하시던 아버지를 보며 많이 울기도했지만 가시기전까지 가까이에서 아버지를 볼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많이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왜냐면 결혼 한 후로 난 그냥 결혼 한 딸이었으니까요… 죄송하게도…
그냥 오늘 아침 아버지가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