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에 따라 변하는 가격, 가격에 따라 변하는 공급










효심깊은 아들이 병든 어머니를 위해 한겨울에 잉어를 구하러 장에 나갔습니다. 장에 가기 위해 나룻배를 타고 가는데 갑자기 물 속에서 잉어가 튀어 올라 배 위로 떨어졌습니다. 아들은 뱃사공에게 잉어를 팔라고 했지만 사공은 팔지 않았습니다.
아들은 장에 나가 잉어를 구하려 했지만 찾기도 힘들었고, 가격도 너무 비쌌습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나룻배를 탔습니다. 그런데 강 한가운데에서 잉어가 또다시 튀어 올라 배 위에 떨어졌습니다. 사공은 이상하게 생각하며, 아들에게 왜 잉어가 필요한지 물었습니다. 아들은 어머니의 병구완 때문이라고 답했고, 이에 감복한 사공은 아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잉어를 주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효심이 깊으면 하늘이 감동해서 복을 준다는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공급과 가격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줍니다. 겨울에 잉어는 수심이 깊은 곳으로 이동하고 강은 얼어 버려 잉어를 잡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즉 공급량이 줄어들어 값이 오르는 경제 현상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공급이란 정해진 기간 동안 특정한 가격에 상품을 팔려고 하는 것을 말합니다. 잉어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급이 줄면 가격은 올라갑니다.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은 떨어집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상품의 가격이 오르면 공급이 늘어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높은 가격에 많이 팔아서 이익을 많이 내고 싶어하니까요. 상품 가격이 떨어지면 공급도 줄어듭니다. 팔아도 이익을 많이 낼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가격이 올라간다고 해서 공급을 계속 늘릴 수는 없습니다. 가격이 오르내리는 정도에 따라 공급량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가 바로 공급의 가격탄력성입니다. 상품에 따라 가격탄력성은 다릅니다. 예를 들어 배추를 볼까요? 지난 10월 배추 값은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그러나 배추의 공급량을 쉽게 늘릴 수는 없었습니다. 배추를 심고 수확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오늘 배추 값이 올랐다고 당장 내일 배추를 더 많이 생산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물건들은 농산물보다는 가격탄력성이 높습니다. 신발 가격이 5만 원에서 6만 원으로 오른다면 신발 공장에서는 공장을 밤 늦게까지 가동해서 신발을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지난 경제레터에서 다룬 수요도 함께 살펴보면 수요와 공급, 가격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입니다. 가격이 올라가면 공급은 늘어나지만 수요는 줄어듭니다. 그러면 다시 가격은 떨어지고, 수요는 늘어나고 공급은 줄어듭니다. 이렇게 적정한 균형 가격이 맞춰지게 됩니다. 공급량이 늘어나면 가격은 떨어집니다. 그러면 수요가 늘어나게 됩니다.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오르면서 균형 가격이 맞춰지기도 합니다. 즉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 따라 가격을 맞춰지게 됩니다.

수요에 따라 달라지는 가격, 가격에 따라 달라지는 수요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내복이나 따뜻한 국물 요리 같은 것들을 많이 찾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들이 어떤 상품을 많이 찾기 시작하면 은근히 가격이 오릅니다. 작년보다는 내복 값도 오른 것 같고, 길거리에서 먹는 어묵도 1~200원 오른 것 같습니다. 반대로 날씨가 다시 따뜻해지면 추울 때 비싸게 팔았던 내복이 반값에 나오기도 합니다. 추석 때가 되면 배 한 개에 5,000원이지만 추석이 지나고 나면 4,000원으로 내린 가격에 팔리기도 합니다. 같은 물건인데 왜 이리 값이 달라지는 걸까요?
우리가 어떤 물건을 사고 싶다는 것을 수요라고 합니다. 이렇게 수요가 늘고 줄어드는데에 따라서 가격은 오르내립니다. 또 가격의 오르내림에 따라 수요가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합니다.
지금 어묵 한 꼬치의 값은 500원입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사람들이 어묵을 많이 찾으면 파는 곳에서는 어묵이 빨리 없어집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약간 값을 더 주고라도 어묵을 사먹고 싶어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파는 쪽에서는 어묵 한 꼬치의 값을 700원으로 올립니다. 이 경우는 수요가 늘어나서 가격이 오른 것이지요. 500원일 때 한 사람이 보통 세 꼬치 정도 어묵을 먹었습니다. 값이 700원으로 오르자 한 꼬치씩 밖에 먹지 않게 됩니다. 이 경우는 가격이 올라서 수요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어묵장사는 500원일 때 한번에 1500원 어치 정도 팔았던 어묵을 한번에 700원 어치 밖에 팔지 못하는 꼴이 됩니다. 그럼 어묵장사는 600원으로 가격을 낮출 것이고, 사람들은 값이 좀 내렸으니 2~3개의 어묵을 사먹게 됩니다. 이렇게 가격의 균형을 맞추어 가게 됩니다.

그렇지만 모든 상품이 가격이 오른다고 수요가 줄어들고, 가격이 내린다고 수요가 늘어나지는 않습니다. 가격에 따라 내리고 오르는 비율도 상품에 따라 다 다릅니다. 이를 수요의 가격탄력성이라고 합니다. 어떤 상품이 ‘탄력적이다’라고 하면 값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이고, ‘비탄력적이다’라고 하면 값이 오르더라도 수요가 많이 줄어들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티셔츠를 생각해볼까요? 티셔츠가 한 장에 2만 원에서 3만 원으로 오르면 사람들은 티셔츠를 많이 사지 않습니다. 티셔츠가 없더라도 사는데 큰 문제는 없으니까 가격이 올라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지요. 이때 티셔츠는 가격탄력적인 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쌀의 경우를 생각하면 쌀값이 4kg에 3만 원에서 4만 원으로 오른다고 소비를 줄일 수는 없습니다. 밥을 먹어야 살 수 있으니까 가격이 올라도 수요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쌀은 비탄력적인 상품입니다.

서로 다른 상품의 가격과 수요가 관계있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겹살 값이 내리면 상추의 수요가 늘어납니다. 삼겹살은 상추와 함께 먹기 때문에 삼겹살 수요가 늘어나면 상추의 수요도 같이 늘어납니다. 이런 상품을 보완재라고 합니다. 삼겹살 값이 올라서 닭고기 수요가 느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상시 삼겹살을 먹던 사람들이 가격이 올라 삼겹살을 못 먹게 되면 대신 닭고기를 많이 찾고 수요가 늘어나는 것이지요. 이때 삼겹살과 닭고기는 대체재라고 합니다.



수요의 변화에 따라 가격이 변하고, 가격이 변화함에 따라 수요가 변하는 내용을 알고 있다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경제 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전혀 관계없이 보이는 일이 서로 연관지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엄마사랑 어린이들도 한번 찾아보세요.

우리와 가장 가까운 경제문제, 물가










시장을 다녀온 후에 엄마의 한숨소리는 깊어집니다. 물가가 너무 올라 식사 준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삼겹살에 상추 싸먹기가 무섭게 되었고, 간식으로 먹는 과자값도 올라서 가게에서 2개 집을 것을 1개만 집게 되기도 합니다. 물가는 우리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이번 경제레터에서는 물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물가는 우리가 사는 여러 가지 상품의 가격을 평균해서 나타낸 것입니다. 물가지수는 물가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알기 위해 만드는 것으로 어떤 시점의 물가를 100로 놓고 비교하는 것입니다. 올해의 물가지수가 110이라면 기준연도에 비해 물가가 10% 오른 것이지요. 물가지수는 거래가 많은 상품에 가중치를 부여해서 계산을 합니다.
물가지수는 여러 기관에서 만드는데 우리가 흔히 접하는 것은 통계청에서 만드는 소비자물가지수입니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사서 쓰는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조사한 것입니다. 한국은행에서 만드는 생산자물가지수는 기업 간의 거래에서 이루어지는 상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조사합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조사 대상이 넓기 때문에 우리 경제의 물가 수준을 파악하는 기본이 됩니다. 이런 물가지수는 우리 경제의 상황을 판단하는데 사용됩니다. 물가가 갑자기 오르거나 내린다면 우리 경제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또 어떤 특정 상품들의 물가지수가 오른다면 그 상품들을 찾는 사람은 많은데, 공급이 부족하다는 뜻이므로 그 상품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농산물 물가지수가 많이 올랐다면 농산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므로 정부가 갖고 있는 농산물을 시장의 푸는 등의 일을 하게 됩니다.

물가가 오르기는 하지만 내리는 경우는 거의 못 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물가는 왜 오르는 것일까요? 가격은 수요가 늘어나면 오르게 됩니다. 물가도 마찬가지로 수요가 늘어나면 오릅니다. 경제의 주체인 가계, 기업, 정부 그리고 해외에서 돈을 많이 쓰면 수요가 늘어납니다. 수요가 늘어난 만큼 공급을 해주다가 결국 한계에 도달하면 물가는 오르게 됩니다. 공급이 줄어들어서 물가가 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자재, 노동력 등이 필요하고, 외국에서 원료를 수입해야 합니다. 만약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환율도 올라도 외국에서 수입하는 원료의 가격이 오르면 우리나라 국내에서 생산하는 상품의 원가가 오릅니다. 또한 근로자의 임금이 오르는 것도 물가에 영향을 끼칩니다. 임금이 오른 만큼 생산성이 늘어나지 않으면 이 또한 물가를 오르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물가가 오르면 월급이나 연금을 받아 생활하는 보통 사람들은 생활이 힘들어집니다. 월급이나 연금은 오르지 않는데, 사야 할 물건이나 서비스의 가격은 오르기 때문이지요.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현상을 인플레이션이라고 하는데 인플레이션이 생기면 돈의 가치는 줄어듭니다. 반면에 부동산이나 귀금속 같은 실물의 가치는 올라가게 됩니다. 즉 서민이나 월급을 받는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고, 부동산을 많이 가진 사람들은 더 부유하게 됩니다. 또한 돈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저축을 덜 하게 되고, 기업들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기보다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등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않게 됩니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전반적인 경제 사정은 나빠지게 됩니다.
따라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한국은행의 가장 중요한 목표 중에 하나가 물가안정입니다. 물가안정은 우리 경제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투자와 투기










석유값이 오르는 이유는 단지 전 세계적으로 석유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매일 장을 볼 때 엄마가 한숨 쉴 정도로 각종 식재료값이 오르는 것이 날씨가 나빠서 농산물이 잘 안 되었기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투기자본들이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석유나 농산물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아주 많습니다. 투기란 무엇이길래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는 걸까요? 그리고 투자와는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투기는 주식이나 부동산, 각종 상품을 거래할 때 짧은 기간 동안 생기는 가격 변동에서 오는 이익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즉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것인데, 아주 짧은 기간에 많은 이익을 보려하는 것입니다.


앞에서 나온 농산물에 대해서도 살펴보겠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날씨가 나빠서 농산물 재배가 잘 되지 않으면 수확량이 줄어듭니다. 그럴 경우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 필요한 농산물의 양 즉 수요는 많고, 수확량 즉 공급은 적기 때문에 가격은 오릅니다. 이 때 투기자본들이 농산물을 사들이기 시작하면 돈이 농산물에 몰려 가격은 더 오르게 됩니다. 투기자본들은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에서 팔아버려서 많은 이익을 남기게 됩니다. 보통 사람들은 비싼 농산물을 사먹야 하는 피해를 보게 됩니다.


그에 비해 투자는 오랜 기간을 내다보고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는 주식이나 부동산, 상품 등을 통해 이익을 보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투자와 투기를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나누기도 합니다.































구분 투자 투기
위험에 대한 태도 위험을 피함 위험을 각오
기간 장기간 짧은 기간
가격 움직임 장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오르기를 기대 짧은 기간 동안 갑자기 오르기를 기대
목표 달성 확률 높다 낮다
방식 논리적으로 분석해서 투자 직감, 분석하지 않음

이렇게만 보면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기 쉬울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만약 사랑이가 ‘가나다 전자’라는 회사에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사랑이는 ‘가나다 전자’의 각종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한 후에, 장기적으로 계속 오를 수 있는 주식이라고 생각해서 투자를 했습니다. 그런데 ‘가나다 전자’에서 획기적인 제품을 내놓아서 주가가 갑자기 올랐습니다. 사랑이는 자기가 목표로 했던 주가에 도달해서 ‘가나다 전자’ 주식을 팔아서 이익을 많이 냈습니다. 그 후 ‘가나다 전자’는 회계를 잘못 하고, 획기적이고 내놓았던 제품도 문제가 많다는 것이 밝혀져 주가가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사랑이가 한 투자는 투기라고 할 수 있을까요? 주식을 샀는데 주가가 순식간에 올라 많은 이익을 남긴 후 그 주식은 갑자기 떨어졌다는 사실만 보면 투기 같지만 사랑이가 한 행동 자체는 장기간을 내다봤기 때문에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돈을 불리기 위해 하는 일들이 투자인지 투기인지 판단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사회나 시장에 피해를 주지 않는 책임있는 자세로 돈을 불리는 것은 투자이고, 시장을 혼란스럽게까지 하면서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현명하게 투자하기 위해서는 경제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책임있는 투자가 무엇인지 계속 생각하면서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