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 달러를 쓰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환율을 낮추기 위해 외환보유고 중 130억 달러를 썼다는 뉴스를 봤을 거예요. 외환보유고를 너무 많이 썼다, 아니다 환율 안정이 더 중요하다, 환율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 등등 여러 가지 의견이 많습니다. 경제를 다룬 뉴스들은 어렵지만 특히 환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환율을 이해하게 되면 세계 속 우리나라 경제의 위치나 상황을 아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오늘 경제레터에서는 환율이 무엇이고 환율이 변함에 따라 우리 생활은 또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우리나라는 원(\), 미국은 달러($), 일본은 엔(¥), 영국은 파운드(£), 유럽 각국이 사용하는 유로(?) 등 세계 각국은 각기 다른 통화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나라 사이에 거래를 할 때면 사용하는 돈의 단위가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세계 각국의 돈을 우리나라 돈과 바꾸는 비율이 생겨났고 이것이 ‘환율’입니다. 환율은 외국 돈 한 단위를 사기 위해 우리나라 돈으로 지불해야 하는 가격입니다. 우리나라는 환율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합니다. 수요가 늘어나면 상품 값이 오르고, 공급이 늘어나면 상품 값이 떨어지듯이 외국돈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환율이 달라집니다.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우리나라가 수출을 많이 해서 외국돈을 많이 벌어오면 외국돈의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에 환율은 떨어집니다.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외국으로부터 수입을 많이 하면 물건 값으로 지불해야 할 외국돈의 양이 늘어나 즉 외국돈의 수요가 늘어나 환율은 올라가게 됩니다.
환율이 오른다, 환율이 떨어진다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우리나라 돈을 가지고 외국돈을 살 때 많은 돈을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개월 전에는 1달러는 1,000원이었는데 현재는 1달러에 1,500원으로 환율이 오르는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100달러짜리 가방을 수입해 들여오는 경우 한 달 전에는 우리나라 돈 10만원으로 가방 한 개를 살 수 있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가방 한 개를 사는데 우리나라 돈 15만원이 듭니다. 즉 수입해 오는 상품의 가격이 올라서 우리나라의 물가가 오르는 원인이 됩니다. 반면에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늘어납니다. 우리나라 돈 10만 원짜리 휴대폰을 미국에 수출할 경우 한 달 전에는 100달러였습니다. 현재는 약 67달러로 미국 내에서 가격이 떨어집니다. 그러면 많은 사람들이 한국산 휴대폰을 찾을 거고 수출이 늘어나는 것이지요. 또한 외국에서 돈을 빌려서 매달 이자를 내고 있는 경우에는 이자 부담이 늘어납니다. 만약 1개월에 만달러의 이자를 내야 하는 기업이 있다면 한 달 전에는 우리나라 돈 1천만 원을 냈지만 현재는 1천5백만 원의 이자를 내야 하니까요.
환율이 내려가면 어떻게 될까요? 1개월 전에 1달러에 1,000원이었는데 현재는 500원으로 떨어지는 경우를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100달러짜리 가방이 수입했을 때, 한 달 전에는 10만 원인데 현재는 5만 원이 됩니다. 가격이 내려가니 수입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그에 따라 수입이 늘어나게 됩니다. 반면에 10만 원짜리 휴대폰을 수출할 경우 한 달 전에는 100달러인데, 현재는 200달러가 됩니다. 가격이 오르면 미국 내에서 한국산 휴대폰 수요가 줄고 자연히 수출도 줄어들게 됩니다. 만약 외국에서 돈을 빌려서 월 만달러의 이자를 내는 경우 한 달 전에 1천만 원의 이자를 냈다면 현재는 5백만 원만 내게 됩니다. 즉 이자 부담이 줄어듭니다. |
환율이 오르면 수출을 많이 하는 우리나라 기업은 성장하게 됩니다. 기업이 성장하면 고용이 늘고 우리나라 경제는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외국에 이자를 많이 지불해야 하고, 물가는 오르기 때문에 국민들은 살기 어려워집니다. 환율이 내려가면 물가는 떨어지고, 외국에 내야 할 이자도 줄지만 수출하는 기업이 어려워지고 수입이 늘어나서 국제 수지는 악화됩니다. 환율이 오르고 내리는 것은 수출, 국내의 소비의 정도, 무역수지, 금융시장의 현황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작용합니다. 따라서 환율이 오르거나 내리는 것 중 어는 것이 더 좋다고 딱 잘라서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적정한 수준의 환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도 하고 어려운 문제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까지 정부는 기업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 높은 환율 정책을 썼지만, 국내 물가가 너무 오르자 다시 환율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환율을 낮추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쓰면서 달러화를 팔고 있습니다.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자연스럽게 균형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절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는 시간이 더 지나야 알 수 있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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