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합리적으로 선택할까?










둘 중 하나를 골라보세요.
여러분은 두 개의 복권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1번은 확실하게 2천만원에 당첨될 수 있는 복권입니다.
2번은 5천만원에 당첨될 확률이 50%, 하나도 받지 못할 확률이 50%인 복권입니다.
어떤 복권을 선택할 건가요? 아마도 많은 친구들이 1번 복권을 선택할 것입니다. 이런 실험을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1번을 선택했습니다.
이번에는 복권이 아니라 빚을 물려받아야 하는 경우입니다.
1번은 2천만원의 빚을 반드시 물려받아야 합니다.
2번은 5천만원의 빚을 물려받을 확률이 50%, 빚을 전혀 갚지 않아도 될 확률이 50%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을 선택하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실험한 결과 2번을 선택했습니다.

복권을 선택하는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1번에서 당첨금으로 받을 거라 기대되는 돈은 2천만원입니다. 2번을 선택했을 때 받을 거라 기대되는 당첨금은 (5천만원×50%)+(0원×50%)=2천5백만원입니다. 계산을 해서 보면 사실 2번을 선택하는 것이 더 맞지만 사람들은 1번을 선택합니다.
빚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1번에서 빚으로 물려받을 거라 기대되는 돈은 2천만원입니다. 2번에서 빚으로 물려받을 거라 기대되는 돈은 (5천만원×50%)+(0원×50%)=2천5백만원입니다. 계산만으로 볼 때 손실이 더 큰 2번을 많이 선택한 것입니다.
이런 결과만 보면 언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익을 볼 상황이면 기대값이 낮은 것 즉 이익을 조금만 원하고 손해를 볼 상황이면 기대값이 높은 것 즉 손실을 많이 볼 상황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늘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이론으로 풀어낸 학자들이 있습니다. 바로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베르스키인데요. 이 두 학자는 이 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앞의 선택을 살펴보면 사람들은 기대하는 값이 높은 것보다는 확실한 값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천5백만원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보다는 1천만원을 확실하게 받을 수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죠. 이런 성향 때문에 개인들이 주식 투자을 할 때 이익을 많이 내지 못하곤 합니다. 주식시장이 오를 때 사람들은 이익이 조금 나면 확실한 이익에 만족해서 주식을 팔아버리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주식이 계속 오르면 이익이 더 늘어나지만 계속 오를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는 이익보다는 확실한 이익을 더 원하는 것이지요.
이익은 확실한 것을 좋아하지만 반대로 손실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입니다. 확실하게 손해를 보는 것보다는 손해를 볼 가능성을 선택하는 것이지요. 2천만원의 빚을 확실히 받다는 것보다는 2천5백만원 빚질 가능성을 더 좋아하는 것입니다. 즉 사람들은 확실한 손해를 피하고자 하는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주식이 많이 떨어지면 팔아서 더 이상 손해 보는 것을 막지 못하곤 합니다. 혹시 오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바라보는 것이지요.


전망이론을 보면 우리가 경제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해집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합리적으로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선택이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경제를 공부하는 과정은 우리가 늘 올바른 선택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경제를 공부한다고 해서 당장 더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경제를 공부하면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시각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