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케이블방송의 드라마를 참 좋아한다. 흔히 말하는 요즘의 막장드라마가 아니라 삶에 대해 진솔하게 그려내는 것이 나를 티비앞에 꼭 붙어 앉아있도록 해준다. <또, 오해영> 꼭 빼놓지 않고 보는 드라마.. 그래서 ost도 참 좋아한다. 벤의 <꿈처럼> <사랑이 뭔데>
이미 종영을 해서 아쉽긴 하지만, 나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드라마이다. 역시 아줌마라 드라마를 좋아할 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래도 나름 드라마 보는 기준이 까다롭다.^^
여주와 남주의 감정 줄다리기속에서 감정에 솔직한 여주와 감정에 인색한 남주.. ㅎㅎ 딱 우리집을 보는 듯한 공감 백배 드라마라고나 할까..
하지만 나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바로 최종회의 병원 수술실앞에서이다.
결국 남주의 교통사고로 수술실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과 지인들..
그 초조함과 절망 슬픔을 깨 준 나의 워너비 여주 엄마의 반응이다. 죽을 지도 모르는 사위를 두고 벌떡 일어나더니 달력을 보며 뜬금없이 결혼 날짜를 잡는 모습(그 무서운 순간에 살아난 걸 기정사실화 시켜버린 엄마의 반응), 왜 그러는지 의도를 금새 파악하고 결혼날짜를 호들갑스럽게 잡고, 서로 축가를 부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호흥해주는 가족들과 지인들.. 그 모습을 보면서 지금 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저 모습들을 누군가가 보면 웃기다거나 미쳤다고 할텐데 하면서도 이상하게 저 기운이 나에게 빠져들어 온다는 여주의 독백. 그러면서 나도 살려달라고 기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예쁜 드레스를 입고 싶다는 바램이 생긴다는…그런 과정속에서 드라마이긴 하지만 죽음을 앞두고 있던 남주의 운명이 바뀌어버렸다
아~ 그 장면을 보면서 긍정의 에너지가 얼만큼 놀라운가를 새삼 느꼈다.
드라마니까.. 현실에서 당연히 아니지라고 누군가 말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전달된 긍정의 전율은 쉬이 가시지 않았다.
긍정의 힘은 어디서든 들어서 익히 알고 있었지만, 내가 갖는 두려움을 희망으로 바꿔놓기란 당사자인 입장에서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
설령 긍정의 생각대로 안될지언정 그 에너지가 운명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는 건 굳게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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