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손이 못하는 일을 하는 정부

보이지 않는 손이 경제를 잘 움직여 자원이 잘 분배되고, 모든 사람들이 풍요롭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 말고, 정부의 보이는 손으로 경제의 이곳 저곳을 움직입니다. 정부는 경제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 걸까요?

정부가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일은 사람들이 법을 지키도록 하고, 외부의 침입을 막는 것입니다. 도둑이 내 재산을 훔쳐가지 못하도록 하고, 외국이 우리나라를 침략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이런 일은 아주 기본적인 정부의 역할입니다. 내 재산이, 내 생명이 보호받는다는 것을 믿기 때문에 우리는 일을 하고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 하는 이런 일들은 사실 정부가 하는 일 중에 아주 작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에서 정부의 역할 중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경제 활동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한정된 자원이 필요한 곳에 쓰여서 경제가 발전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경제의 형평성을 높이는 것은 모든 사람이 어느 정도의 경제적인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자가용 비행기에 엄청나게 넓은 집에서 살고, 또 어떤 사람은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굶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최소한 의식주와 교육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경제를 피자로 생각해 보면 피자 크기를 크게 만드는 것은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고, 피자를 여러 사람이 나누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경제의 형평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하는 일 중에 독점을 막는 일이 있습니다. 만약 한 나라에서 전화기를 만드는 회사가 하나 밖에 없다면 그 회사는 전화기 값을 마음대로 높혀서 정할 것입니다. 가격이 높아도 사람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그 회사 전화기만을 써야 하니까요. 이런 상황은 자원이 제대로 필요한 곳에 쓰이는 것이 아닙니다. 돈이 필요한 다른 곳에 가야 하는데, 전화기 회사에 너무 많이 들어간 상태이니까요. 이러면 경제의 효율성도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정부는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또한 정부는 특정한 산업을 성장시켜 나라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도 합니다.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산업은 보조금을 주기도 하고, 다른 나라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관세를 많이 붙여 보호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산업들이 그렇게 성장해 나갔습니다.

경제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복지 정책을 펼칩니다. 한 나라의 국민들 사이에 소득 차이가 너무 많이 나게 되면 경제에 활력이 떨어집니다. 부자 10명에 가난한 사람 90명보다는 부자 5명에, 중산층 60명, 가난한 사람 35명인 경우 경제가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만든 제품을 소비할 사람도 있어야 하고,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사람들이 새로운 생각과 도전 정신으로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정부는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 여러 가지 사회보장정책을 펼칩니다.

그렇지만 정부가 경제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하는 일들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크게 성장할 거라 생각해서 육성시켰던 산업이 크게 힘을 발휘하지 못해 돈과 노력을 낭비하는 경우도 있고, 복지정책이 제대로 펼쳐지지 않아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일을 제대로 하는지 감시하는 국민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정부가 경제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높이는 일을 잘 해나갈 때 나라 전체의 경제도 발전하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도 더 풍요롭고 여유있게 살 수 있기 때문이지요.

광고로 경기를 판단한다?










많은 사람들이 경기가 좋을 것인지 나쁠 것인지를 예측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경기를 예측해야 기업은 앞으로 투자를 더 할지 결정하고, 소비자들은 저축을 해야 할지 더 소비를 할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집의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지, 금리는 어떤지, 기업들이 주문은 많이 받았는지 등 객관적인 자료부터 소비자들은 물건을 더 사고 싶어하는지, 기업의 사장들은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하는지 등 주관적인 자료까지 많은 지수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지수를 다 알기 어려운 일반인들도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경기를 예측합니다. 몇 가지 재미있는 예를 소개하겠습니다.
가장 쉽게는 길거리에 걸어다니는 사람들의 옷 색깔을 보고 경기를 예측하기도 합니다. 옷 색깔이 밝아지면 경기가 좋아지고, 옷 색깔이 어두어지면 경기가 나빠진다고 합니다. 경기가 좋아지면 사람들이 옷을 더 사게 되고, 여러 가지 색깔 옷을 살 수 있습니다. 반면에 경기가 나빠지면 새 옷을 사 입기보다는 예전에 입던 옷을 입거나 사더라도 오래 입을 수 있는 어두운 색을 사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TV 광고를 보고 경기를 판단하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내용의 TV광고가 많으면 경기가 좋은 것이고, 경기가 나빠지면 상품 이름을 15번이나 반복해서 말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에게 상품 이름을 각인시켜서 물건 한 개라도 더 팔기 위해서이겠지요.
자동차 광고 문구에서도 경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경기가 좋을 때 자동차 광고에 나오는 문구는 화려합니다. 세계 최고, 안락함, 편안함, 놀라운 속도 등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경기가 나쁠 때는 얼마를 할인해 주고, 할부로 살 때 이자도 낮다는 점을 말합니다. 경기가 나쁠 때 사람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지금 사면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만약 집에 상하수도가 고장나거나 전기, 보일러 등이 고장나면 기술자를 불러야 합니다. 기술자가 빨리 와서 일을 처리해 주면 경기가 나빠지는 것이고, 늦게 오면 경기가 좋아진다는 증거라고 합니다. 기술자 입장에서는 경기가 나빠지면 일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요청이 온다면 빨리 일을 처리해주고 돈을 버는 것이 좋기 때문이겠지요.
경기가 나빠지면 립스틱 판매가 늘어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여자들이 꾸미기 위해서는 옷, 액세서리, 신발, 화장품 등 여러 가지 물품이 필요한데 경기가 나빠지면 이런 것들을 다 사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제일 싼 제품인 립스틱을 많이 산다는 것이지요.
눈을 좀더 높게 돌려 볼까요? 마천루 경쟁이 벌어지면 경기가 나빠진다고 합니다. 마천루 경쟁이란 초고층 빌딩을 너도 나도 세우겠다고 경쟁하는 것이지요. 경기가 좋을 때 기업들은 많이 벌어놓은 돈으로 초고층빌딩을 짓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빌딩이 완공될 쯤에는 경기가 하락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숫자로 표현되는 것 말고도 우리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기에 대한 감이 있습니다. 엄마사랑 어린이들도 실생활에서 잘 관찰해 보세요. TV 광고는 어떤 것이 나오고 있는지, 사람들의 옷 색깔은 어떤지를 살펴보면 지금의 경제 상황과 앞으로의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 눈치챌 수 있지 않을까요?

밥의 양을 줄여야 하나?

 
























날씨가 추워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니 주전부리에도 손이 많이 갑니다. 가게에서 과자를 집어 보면 양이 조금 줄어 든 느낌도 들고, 가격도 조금씩 오른 것 같습니다. 밀가루와 설탕 가격이 많이 올라 과자, 빵, 라면 가격이 오른다는 기사가 피부로 와 닿습니다. 부모님과 같이 시장에 가면 여러 농산물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한숨 섞인 이야기도 들을 수 있습니다.
애그플레이션이라는 단어가 종종 뉴스에 나오더니 물가가 오르는 것이 심상치 않습니다. 애그플레이션이란 농업을 뜻하는 애그리컬쳐(agricultre)와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 인플레이션(inflation)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말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다른 물가도 오르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왜 농산물 가격이 오른 것일까요? 이는 수요 공급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수요가 늘어나거나, 공급이 줄어들면 제품의 가격이 오릅니다. 이는 농산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농산물의 수요 측면에서 보겠습니다. 중국이나 인도 등 새롭게 발전하는 국가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농산물의 수요도 늘어났습니다. 이들 나라의 경우 인구가 많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가 더 컸습니다. 게다가 돼지고기, 소고기 소비가 늘어난 것도 농산물 가격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밀, 콩, 쌀, 옥수수와 같은 농산물을 사람들이 직접 먹는 경우도 많지만, 소나 돼지의 사료용으로도 많이 쓰입니다. 육류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 소나 돼지를 많이 키우기 때문에 밀, 콩, 옥수수와 같은 사료용 농산물이 많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대체 에너지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 대체 에너지의 원료가 옥수수, 콩과 같은 농산물입니다. 석유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대체 에너지를 만들다 보니 이와 같은 농산물의 수요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농산물의 수요가 많아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격이 많이 오르는데, 공급까지 부족해졌습니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물에 잠기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각종 기상 이변 때문에 각국은 흉년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최대의 밀 생산국인 호주는 2006년에 2540만 톤의 밀을 생산했지만 오랜 가뭄으로 2007년에는 990만 톤 밖에 생산하지 못했습니다.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어드는데다 유가가 높으니 이동에 따른 물류비도 늘고, 비료값도 많이 올라 농산물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닥쳤습니다.
농산물은 우리가 먹고 사는데 가장 중요한 자원입니다. 농산물 가격이 들썩이니 여러 걱정이 앞서고 과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생각이 듭니다. 아주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데서부터 시작할 수 있겠지요. 투자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농산물 관련 상품에 투자를 해보겠다는 생각도 들 거구요.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곡물 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힘을 써야할 것입니다. 애그플레이션을 다른 측면에서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동안 너무 낮은 농산물 가격 때문에 어렵게 살았던 가난한 농민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애그플레이션을 이겨 나가기 위해서는 필요한 만큼만 음식을 만들고 먹는 것 같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OEM방식
주문자상표 부착생산으로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의 약자이다. 생산설비만 있는 기업이 주로 다른 나라 기업으로 부터 주문 받은 상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방식을 말한다. 영업권, 상표권은 주문업체가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