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함께 생각하고 만들어내는 크라우드 소싱












기영이는 엄마와 백화점에 티셔츠를 사러 갔습니다. 백화점 안 여기 저기를 둘러보며 티셔츠를 고르던 기영이는 이렇게 많은 옷 중에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가 하나도 보이지 않아 답답했습니다. 기영이는 ‘내가 원하는 그림이 그려진 옷을 팔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영이처럼 개개인이 원하는 그림이 그려진 옷을 팔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쉽지 않은 일입니다. 단 한 사람을 위해 옷이 만들어져야 하면 값은 당연히 비싸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기영이가 원하는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싼 가격으로 티셔츠를 만들어 팔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실천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약 120만원 정도의 지본금으로 만들어진 스레드리스(threadless)가 바로 그 회사입니다.
이 회사 사이트에 사람들이 티셔츠 그림을 올리면 이 그림에 대해 여러 사람이 평가하고 투표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인기가 많은 티셔츠는 제작해서 판매를 합니다. 채택된 그림을 올린 사람에게는 디자인료를 주고, 처음 만들어진 수량을 다 팔고 새로 만들게 되면 추가로 또 돈을 주지요.

실제로 크라우드소싱을 활용하고 있는 회사를 보면 좀더 이해가 쉬울 거예요. 차에 달려있는 내비게이션은 목적지까지 가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새로운 길은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고, 있던 길이 없어지기도 합니다. 한 회사에서 이런 모든 정보를 알 수는 없습니다. 내비게이션 이용자들이 수시로 새로운 정보를 회사에 알려주고, 회사는 이를 내비게이션에 반영해서 더 품질좋은 내비게이션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이노센티브라는 회사는 더 놀랍습니다. 이 회사에 정부나 기업 등이 과학과 관련된 어떤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이 들어오면 사이트에 문제를 올리고, 아이디어를 모읍니다. 채택된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일정한 금액의 보상금을 줍니다. 이노센티브를 통해서 많은 문제가 해결되었지만 기름 유출사고를 해결해낸 사례는 영화보다 극적입니다. 1989년 미국 알래스카에서는 엄청난 기름 유출 사고가 났습니다. 그 후 20년 동안이나 기름을 건져냈지만 아직도 해결을 다 못했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워 기름과 물이 얼어붙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문제를 이노센티브에 의뢰를 했고, 이노센티브가 사이트에 이 문제를 올리자 수많은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그 중에서 채택된 것은 시벤트회사 근로자의 아이디어였습니다. 시멘트가 굳지 말라고 계속 기계로 저어주듯이 기름도 계속 진동을 주면 얼지 않는다는 아이디어였습니다. 결국 이 아이디어로 기름을 걷어내는 문제는 해결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크라우드소싱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졌습니다. 새로운 물건과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과학기술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합니다. 물론 크라우드소싱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크라우드소싱으로 만들어진 모든 물건과 서비스가 성공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기업은 소비자들이 물건과 서비스를 사줘야만 살아남기 때문에 고객과 소통하는 크라우드소싱은 어쩌면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택의 기회가 없다. 독점












  선택의 기회가 없다. 독점
















Tops 경제교실 친구들이 이 경제레터를 보기 위해 컴퓨터를 켜면 대부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든 윈도우가 설치되어있을 거예요. 그리고 인터넷을 열기 위해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실행시킬 거구요. 궁금한 것이 있어 검색을 할 때면 네이버를 열고 찾아보겠지요. 부모님과 장을 보러가서 라면을 집어든다면 열에 일곱은 농심일 것입니다. 조미료는 대상에서 만든 미원일 가능성이 높고 삼겹살 4인분을 사기 위해 무게를 재는 전자저울은 카스구요. 여기에서 이름이 나온 기업들은 해당 분야에서 거의 독점에 가까운 업체들입니다. 해당 시장에서 그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70%를 넘으니까요.
세상에는 아주 많은 기업들이 있는 것 같은데, 왜 이처럼 특정한 기업에만 몰리는 현상이 일어날까요? 그리고 그것이 과연 우리 소비자들한테 좋은 일일까요?
독점이란 경쟁자가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어떤 특정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에서 공급하는 쪽이 하나인 경우입니다. 공급자가 몇몇이 있을 경우는 과점이라고 합니다. 공급자 수도 별로 없고, 그 중에서도 한 개 업체가 시장에서 많은 비율을 차지할 경우에는 독과점이라고 합니다.
독점은 진입장벽 때문에 생깁니다. 어떤 시장에 들어가기 쉽지 않다는 것을 높고 큰 벽으로 표현한 것이지요. 진입장벽이 생기는 이유는 먼저 규모의 경제 때문입니다. 규모의 경제란 어떤 물건을 만들 때 적은 수량만 만드는 것보다 일정 규모만큼 많이 만들 때 들어가는 비용이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물건 한 개를 만들기 위해 공장을 세우고 노동자를 고용할 때 비용이 1,000만원이 들었다고 하면 이 물건의 평균 비용은 1,000만원입니다. 그런데 그 공장과 노동자를 이용해서 물건 1,000개를 만들면 비용이 1,100만원 정도 밖에 들지 않습니다. 이미 있는 공장과 노동자를 이용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면 이 물건의 평균 비용은 11,000원입니다. 1,000만원과 11,000원은 엄청난 차이입니다. 즉 물건을 많이 생산해서 오히려 비용이 줄어든 것이지요. 이렇게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들 때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자연적으로 독점이 생깁니다. 전화, 전기, 수도, 철도 같은 경우 처음 서비스가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 돈이 굉장히 많이 듭니다. 이런 경우 독점이 생깁니다. 정부에서 특허나 판매, 허가를 하나의 기업에만 허용하는 경우에도 진입장벽이 생깁니다.
어떤 기술을 개발해서 특허를 받은 경우 그 기술을 이용해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권리는 일정한 기간동안은 특허권을 가진 사람만이 가능합니다. 이럴 경우 독점이 생깁니다.






정부에는 수입을 늘리거나 다른 목적 때문에 독점을 만들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재정 수입을 늘리기 위해 예전에는 담배나 홍삼을 만들고 팔 수 있는 권리를 한국담배인삼공사(현, KT&G)에만 줬습니다. 좀더 오래 전에는 소금도 나라를 통해서만 사고 팔 수 있었습니다.
만약 어떤 제품의 원재료를 한 업체만 가지고 있다면 그 기업은 독점기업이 됩니다. 다이아몬드 같은 경우 전 세계에서 다이아몬드 원석을 채굴할 수 있는 광산의 대부분을 드비어스라는 회사에서 갖고 있습니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라는 광고문구로 유명한 회사지요. 드비어스는 다이몬드 원석에서 독점기업인 것이지요.
어떤 기업이 한 시장을 독점하게 되면 생산량이나 가격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아주 매력적인 일이지요. 그래서 다른 기업을 합병하거나 다른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서 독점기업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보통 100만원짜리 컴퓨터를 만들던 ‘가나다’기업을 생각해 봅시다. 이 기업은 돈을 아주 많이 갖고 있고, 컴퓨터 부분에서 독점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그러면 100만원짜리 컴퓨터를 10만원에 팝니다. 사람들은 10만원짜리 제품만 사려합니다. 다른 컴퓨터 생산 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습니다. 컴퓨터 가격이 너무 낮아 생산 원가보다 싸면 물건을 팔면 팔수록 손해를 봅니다. 돈이 별로 없는 다른 업체들은 모두 무너지고, 돈이 많은 ‘가나다’기업만이 시장에서 살아남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해서 시장에 독점기업들이 있는 것은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독점은 소비자에게는 썩 좋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법을 만들어 규제하고 있습니다. 어떤 산업이 독점이 되면 소비자는 선택을 할 수 없습니다. 만약 신발을 오직 한 기업에서만 만든다면 그 기업에서 만드는 신발이 품질이 나쁘고,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앞에서도 나왔지만 독점기업은 생산량이나 가격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생산량은 적게 가격은 높게 책정하게 되고 소비자들은 손해를 보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독점 기업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좋으냐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전기나 물은 한국전력공사,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국민에게 꼭 필요한 것을 독점으로 공급하는 공기업을 민영화하면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부문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우리가 사서 쓰는 물건과 서비스 중에 어떤 것이 독점 기업의 것인지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져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