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에 뒤덮힌 바다. 멕시코만 원유 유출

검은 기름을 뒤집어 쓰고 죽어가는 펠리칸
밀려오는 검은 파도
엄청난 기세의 검은 연기
사진으로 보기만 해도 끔찍한 광경이 지금 멕시코만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원유가 멕시코만에서 유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멕시코만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현재 전 세계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은 석유입니다. 석유로 전기를 만들고, 자동차로 이동을 하고, 플라스틱과 같은 물질을 만들어 냅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쓰기 위해 이렇게 석유를 파내다가 더 이상 파낼 수 있는 석유가 없을 거라는 걱정은 몇 십년 전부터 계속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전에는 파내지 않던 곳에서 석유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것이 바다 속에 있는 석유를 파내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대륙붕(해안에서 수심 100~200m의 넓고 얕은 바다 속 평평한 지역)에서 뿐만 아니라 깊은 바다인 심해에서도 석유 시추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바다 속은 욕지보다는 우리가 알기 어렵습니다. 특히 심해는 어떤 문제가 생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위험이 큽니다. 그래서 바다에서의 석유 시추를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멕시코만에서 원유 유출 사고가 났습니다. 이 사고는 2010년 4월 20일 영국의 비피(BP)사의 석유 시추선인 딥워터호라이즌(Deepwater Horizon)가 바다 속 1500m 아래의 심해에서 작업 중 폭발하면서 발생했습니다. 아직 사고의 원인이 정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기름 유출을 막는 장치에 문제가 생겼는데 이를 무시하고 작업을 계속하다가 엄청난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작업하고 있던 사람들이 다치고, 죽은 것도 문제였지만 엄청난 원유가 유출되는 것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원유를 빼내기 위한 시추공과 파이프에서 원유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그 양이 하루 1만~6만 배럴에 이른다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 우리나라 태안에서 발생했던 석유 유출 사고에서 유출된 석유가 7~8만배럴이었습니다. 그 이후 지금까지도 태안반도는 석유 유출에 따른 휴유증을 앓고 있는데, 그에 버금가는 양이 매일 뿜어져 나오는 상태인 것이지요. 이렇게 배출되고 있는 원유는 엄청나게 넓은 지역을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석유 유출을 막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했습니다만 다 실패하고 얼마 전에 시추구를 틀어 막는 뚜껑을 끼웠습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석유 유출을 완전히 막은 것은 아닙니다. 언제까지 이 뚜껑이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고, 시추구를 완전히 봉쇄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유출되는 원유를 수거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미 유출된 원유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원유로 오염된 지역의 어업은 언제 회복될 지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오염 때문에 그 지역으로 놀러오던 관광객도 끊긴 상태입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석유 생산 관련 일을 하던 사람들이 직업을 잃는 등 석유를 생산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손실도 있습니다.
사고를 일으킨 비피사가 부담해야 할 비용도 엄청납니다. 원유 유출에서 생긴 오염을 청소하는 비용은 오염을 일으킨 당사자가 부담을 해야 합니다. 만약 비피사의 부주의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밝혀진다면 이에 따르는 엄청난 양의 벌금도 내야 합니다. 원유 유출 때문에 피해를 입은 지역의 보상금도 내야 합니다.

멕시코만의 원유 유출 사고는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모든 일이 수습되기까지는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있어야 할지도 알 수 없습니다. 또한 작은 부주의 때문에 엄청난 사고로 이어진 것에 대한 반성, 석유를 바다에서 계속 시추하는 것의 위험성, 더 나아가 언제까지 석유를 많이 쓰면서 돌아가는 경제체제를 유지할 것인가 하는 것 등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를 안겨 주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힘. 스토리텔링 마케팅










주먹으로 방둑을 막아 나라를 지킨 네덜란드 소년의 이야기를 알고 있나요? 네덜란드는 바다보다 육지가 낮아서 바닷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둑을 쌓아놓았지요. 둑 옆을 지나가던 한스라는 소년이 둑이 갈라져 물이 새는 것을 보고 자신의 팔로 구멍을 막아서 나라를 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소년을 기리기 위해 네덜란드에는 소년의 동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가짜입니다. 어느 동화책에 실린 이야기가 실화처럼 퍼져나간 것입니다. 사실 둑에 물이 새면 엄청난 압력 때문에 물이 빠른 속도로 솟구치기 때문에 소년이 팔로 막을 수 있는 정도가 아닙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한스에 대해 물어보니 이것이 너무 귀찮아 어쩔 수 없이 동상까지 만들었다고 합니다. 한스 이야기를 둘러 싼 소동을 보면 이야기의 힘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이야기가 이렇게 엄청난 힘을 가졌는데, 물건이나 서비스를 파는 입장에서는 이 힘을 이용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스토리텔링 마케팅입니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란 말 그대로 이야기하기라는 뜻입니다. 즉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란 사람들에게 상품이나 서비스와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광고와 판매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몇 가지의 예를 들으면 더 쉽게 이해될 것 같네요. 많은 친구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빅뱅도 스토리텔링 마케팅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빅뱅은 케이블TV의 ‘리얼다큐 빅뱅’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먼저 선보였습니다. 엄청난 연습과 경쟁을 거쳐가면서 어떻게 데뷔를 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준 것이지요. 이런 과정을 통해서 빅뱅의 각 멤버들은 하나 하나씩 어려움을 헤쳐 성공을 향해 가는 이야기를 가지게 되었고, 이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펴져 나가 빅뱅의 이미지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친근하고 솔직한 친구 같은 느낌이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꿈을 이루어가는 매력있는 스타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지요.


에비앙은 1869년부터 물을 병에 넣어 판매한 세계 최초의 생수 회사입니다. 지금은 물을 사서 마시는 것이 익숙한 풍경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흔히 구할 수 있는 물을 돈을 주고 사게 만든 것은 에비앙의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에비앙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에비앙은 프랑스의 작은 도시입니다. 1789년 한 귀족이 에비앙에서 몇 달 간 요양하면서 지하수를 먹었는데 요로결석이 치료된 것입니다. 그 때부터 에비앙의 지하수에 대해 연구가 시작되었고, 에비앙의 물에는 미네랄과 같은 건강에 좋은 성분이 많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즉 에비앙은 물이 아니라 약이라는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지요.

찾아보면 이야기가 없는 곳은 없습니다. 우리가 걸어다니는 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걸어다니면서 생긴 이야기가 있고, 우리가 먹는 과자도 과자를 만들어내면서 생긴 일, 과자를 먹으면서 생긴 일까지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잘 모를 뿐이지요. 그래서 물건과 서비스를 팔아야 하는 사람들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찾아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잘 꾸미고, 소비자들이 이야기에 같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기도 합니다. 엄마사랑 어린이 친구들도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을 찾아보세요. 이야기 속에서 좀더 풍요로운 일상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