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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법을 지키는 이슬람금융
세계 금융위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거품, 금융기관 파산…. 지난 2년여 동안 전세계 경제뉴스에 오르내리던 암울한 단어들입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세계의 갑부들부터 몽골의 유목민까지 전세계에 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세계 금융위기를 비껴간 곳이 있습니다. 바로 이슬람금융입니다. 이슬람금융은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이슬람교의 율법을 지키는 금융입니다. 이슬람금융은 우리가 거래하는 은행이나 증권과는 많이 다릅니다. 이슬람금융이 지키는 샤리아 때문입니다. 샤리아는 이슬람교리에 근거한 법으로 단순히 종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이슬람교인들의 개인생활, 사회생활 등 전체를 규정짓는 법입니다. 샤리아에서는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일을 해서 돈을 버는것이 아니라 돈이 돈을 버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슬람금융에서는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니라 사업자에게 돈을 투자하고, 그 사업자가 일을 잘 해서 수익을 내면 그것을 분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만약 사업자가 일을 잘하지 못해 수익이 안 나면 돈을 댄 쪽에서 책임을 모두 지게 되고, 돈을 받아 일을 한 사업자도 자기가 일한 대가를 받지 못하게 됩니다. 즉 돈을 낸 사람이나 일을 한 사람이 동등한 입장입니다. 사업을 할 때도 불확실하거나 투기성이 있는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무기나 담배, 술, 도박처럼 비도덕적인 일을 해서도 안 되구요. 이런 이슬람금융의 특징들 때문에 금융상품도 좀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가희의 집을 창민이가 사고 싶다고 한다면 가희와 창민이는 집을 사고파는 계약을 합니다. 집값이 창민이가 가진 돈보다 높으면 창민이는 은행에 집을 담보로 해서 돈을 빌립니다. 그리고나서 창민은 자기 돈과 은행에서 빌린 돈을 합쳐서 가희에게 주고 은행에서 빌린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야 합니다. 이슬람금융의 무라바하에서는 가희의 집을 사는 것은 금융기관입니다. 창민이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금융기관에게 이윤과 원금을 붙여 집을 다시 삽니다. 이 때 꼭 한꺼번에 돈을 내야 할 필요는 없고, 오랜 기간 나누어 지불해도 됩니다. 현재 이슬람금융에서 가장 많이 투자되고 있는 것은 수쿠크입니다. 일종의 이슬람채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쿠크는 어떤 사업에 투자를 하고 그 사업에 수익이 생기면 배당금을 주는 형태입니다. 그렇다면 이슬람금융은 왜 세계 금융위기의 영향을 덜 받았을까요? 전세계가 금융위기가 휩싸이게 된 것은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가 많이 풀려 정부의 감시가 소홀해진 상태에서 그 누구도 실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파생상품을 마구 팔았기 때문입니다. 이슬람금융은 불확실한 사업에 투자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파생상품을 만들 수도 없고, 샤리아의 규제 때문에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율법을 지키는 이슬람금융은 석유를 팔아서 쌓은 엄청난 자금과 전세계 15억이 넘는 이슬람교인들에 의해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금융기관들도 이슬람금융에 진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슬람금융 전문가가 적습니다. 엄마사랑 어린이 펀드 친구들이 이쪽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고 꿈을 키워나가는 것은 어떨까요? |
본전은 생각하지 마라. 매몰비용
지은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어갔습니다. 과자진열장에는 이번에 새로 나온 분홍색 포장의 과자가 보이길래 1,200원을 주고 그 과자를 샀습니다. 그리고 편의점 문앞에서 과자 봉지를 뜯고는 한 웅큼 집어서 입 안에 넣었습니다. 근데 그 순간 지은이는 퇫 하고 과자를 뱉어 버렸습니다. 과자는 생각과는 다르게 너무 맵고 짰기 때문입니다. 1,500원이나 주고 산 과자는 아주 많이 남아있습니다. 이미 봉지를 뜯어 버려서 바꾸거나 돈을 돌려 받을 수도 없습니다. 지은이는 맵고 짜서 맛없는 과자를 마저 먹어야 할까요? 아니면 버려야 할까요? 지은이가 과자를 사기 위해 편의점에 낸 돈은 이미 내버려 다시 찾을 수 없는 돈입니다. 이런 돈을 매몰비용이라고 합니다. 무언가를 파 묻어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을 매몰이라고 하면 매몰비용은 파묻어서 보이지 않는 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돈이니 무엇을 결정할 때 이 돈은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매몰비용으로 지은이의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지은이가 과자값으로 낸 1,500원은 매몰비용입니다. 따라서 지은이가 과자를 계속 먹을 것인지 버릴 것인지를 선택할 때 생각해서는 안 되는 돈입니다. 지은이가 선택을 할 때 생각해야 하는 점은 그 과자를 먹어서 기분이 좋아지고 만족을 느낄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지은이가 과자를 먹어서 만족을 느낄 수 없다면 먹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매몰비용은 흔히 본전을 찾고 싶은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기 위해서는 매몰비용은 무시해야 하는데, 본전을 생각하면 쉽게 발을 뺄 수가 없습니다. 문방구 앞에 있는 인형뽑기를 할 때도 한 번에 인형을 뽑기는 어렵습니다. 500원 동전을 한 개, 두 개, 세 개 넣어보지만 인형은 바로 입구에서 번번이 떨어지고 맙니다. 그동안 들어간 본전이 아쉬어서 자꾸 인형뽑기에 동전을 넣어보지만 인형은 내 손에 없고, 자꾸만 돈은 더 빠져나갑니다. 처음 한 두번해서 인형뽑기 포기했다면 매몰비용은 1,000원 정도 밖에 되지 않았을테지만 본전을 찾을 생각에 자꾸 하다보면 매몰비용 3~4,000원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즉, 더 큰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찾을 수 없는 돈은 미련을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어디 그런가요? 본전에 대한 생각은 떨치기는 어렵습니다. 게다가 지금 손해를 본 돈과 시간을 다시 찾을 수 없을 거라는 것을 알기도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경제를 공부해야 합니다. 지금 내가 쓴 돈과 시간과 정성이 매몰비용인지 아닌지를 알고 포기해야 할 것이면 빨리 포기를 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
우리는 언제나 합리적으로 선택할까?
둘 중 하나를 골라보세요. 여러분은 두 개의 복권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1번은 확실하게 2천만원에 당첨될 수 있는 복권입니다. 2번은 5천만원에 당첨될 확률이 50%, 하나도 받지 못할 확률이 50%인 복권입니다. 어떤 복권을 선택할 건가요? 아마도 많은 친구들이 1번 복권을 선택할 것입니다. 이런 실험을 아주 많은 사람들에게 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1번을 선택했습니다. 이번에는 복권이 아니라 빚을 물려받아야 하는 경우입니다. 1번은 2천만원의 빚을 반드시 물려받아야 합니다. 2번은 5천만원의 빚을 물려받을 확률이 50%, 빚을 전혀 갚지 않아도 될 확률이 50%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을 선택하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에게 실험한 결과 2번을 선택했습니다. 복권을 선택하는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1번에서 당첨금으로 받을 거라 기대되는 돈은 2천만원입니다. 2번을 선택했을 때 받을 거라 기대되는 당첨금은 (5천만원×50%)+(0원×50%)=2천5백만원입니다. 계산을 해서 보면 사실 2번을 선택하는 것이 더 맞지만 사람들은 1번을 선택합니다. 빚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1번에서 빚으로 물려받을 거라 기대되는 돈은 2천만원입니다. 2번에서 빚으로 물려받을 거라 기대되는 돈은 (5천만원×50%)+(0원×50%)=2천5백만원입니다. 계산만으로 볼 때 손실이 더 큰 2번을 많이 선택한 것입니다. 이런 결과만 보면 언뜻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익을 볼 상황이면 기대값이 낮은 것 즉 이익을 조금만 원하고 손해를 볼 상황이면 기대값이 높은 것 즉 손실을 많이 볼 상황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늘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이론으로 풀어낸 학자들이 있습니다. 바로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베르스키인데요. 이 두 학자는 이 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앞의 선택을 살펴보면 사람들은 기대하는 값이 높은 것보다는 확실한 값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천5백만원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보다는 1천만원을 확실하게 받을 수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죠. 이런 성향 때문에 개인들이 주식 투자을 할 때 이익을 많이 내지 못하곤 합니다. 주식시장이 오를 때 사람들은 이익이 조금 나면 확실한 이익에 만족해서 주식을 팔아버리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주식이 계속 오르면 이익이 더 늘어나지만 계속 오를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는 이익보다는 확실한 이익을 더 원하는 것이지요. 이익은 확실한 것을 좋아하지만 반대로 손실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입니다. 확실하게 손해를 보는 것보다는 손해를 볼 가능성을 선택하는 것이지요. 2천만원의 빚을 확실히 받다는 것보다는 2천5백만원 빚질 가능성을 더 좋아하는 것입니다. 즉 사람들은 확실한 손해를 피하고자 하는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주식이 많이 떨어지면 팔아서 더 이상 손해 보는 것을 막지 못하곤 합니다. 혹시 오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바라보는 것이지요. 전망이론을 보면 우리가 경제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해집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합리적으로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선택이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경제를 공부하는 과정은 우리가 늘 올바른 선택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경제를 공부한다고 해서 당장 더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경제를 공부하면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시각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